‘기업 가치 5조원 vs 32조원.’
150조원. 한 해 온라인 쇼핑(e커머스) 시장 규모다. 새해부터 e커머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먹는 자와 먹히는 자로 나뉘어 시장 재편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플랫폼 특성과 사업 방식에 따라 각 기업 가치는 천차만별이다. 11일 투자은행(IB)ㆍ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eBay)코리아의 기업가치는 최대 5조원대로 평가받고 있다. 또 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 방침을 선언한 쿠팡의 기업가치는 최대 32조원 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거래 규모 비슷한데, 기업가치는 큰 차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쿠팡의 거래액은 전년 상반기보다 41%가 커졌다. 쿠팡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시장은 쿠팡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판매 상품 중 90% 이상이 직매입을 기초로 하고, 네이버 같은 외부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또 ‘로켓배송’으로 대변되는 탄탄한 오프라인 물류망을 갖추고 있어서다.
쿠팡과 비슷한 티몬 역시 시간대별로 여러 가지 상품을 할인해 내놓는 특가 기획전인 ‘타임 커머스’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상장을 위해 지난해 전인천 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영입했다. 시장에선 티몬의 기업 가치가 2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계획대로 기업공개가 이뤄진다면, 티몬은 국내 온라인 쇼핑 기업 중 최초로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베이코리아, 공격적 인재채용으로 반격
이베이코리아라고 해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는 건 아니다. 이베이코리아는 오는 22일까지 대규모 공개채용을 진행한다. 결국 ‘인재’가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최근 이베이코리아의 사령탑에 오른 전항일 대표 역시 인재 중심의 공격경영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이베이코리아 측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는 직원 수가 1000명이채 안 되지만, 연간 19조원의 거래가 이뤄진다”며 “인적 자원이 가장 핵심인 오픈마켓인 동시에 직원 1인당 효율이 가장 높은 오픈마켓”이라고 강조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