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A씨는 "언제부터 학대했느냐", "동생(피해 아동의 친모)과 사이가 좋지 않았냐" 등의 질문엔 대답하지 않다가 "피해 아동에게 미안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미안하다"고 작은 소리로 말하고 호송차에 탔다. 이모부 B씨도 "조카를 왜 숨지게 했느냐"는 등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이들 부부는 자신들의 집에서 돌보던 조카(10)를 때리고 물이 있는 욕조에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한 혐의(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긴급체포됐다. 피해 아동은 지난 8일 이모의 119 신고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돼 인근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몸에서 멍 등이 발견되자 구급대원과 병원 의료진이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 사실이 알려졌다.
경찰 수사에서 이들 부부는 당초 "아이를 몇 번 가볍게 때린 사실이 있다"며 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사망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당일 오전 플라스틱 막대기 등으로 조카를 여러 차례 폭행하고 욕조에 머리를 담그는 등 물고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같은 날 낮 12시 35분쯤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학대 기간, 친자녀 학대 여부 등도 조사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