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번안소설은 『해왕성』으로, 1916년 매일신보에 269회 연재됐다. 원작의 주요 무대인 마르세유와 파리는 상하이와 베이징으로, 주인공은 조선인 장준봉(해왕 백작)으로 바뀌었다.
보다 대중적 인기를 얻은 것은 1946년 라디오 연속극으로 나오고, 1947년 책으로 발간된 『진주탑』이다. 해방 직후였기에 민족적 색채가 강하게 가미됐다.
『진주탑』을 쓴 김내성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1930년대 일본 와세다대에서 법학을 공부하던 그는 추리소설에 빠져 일본 탐정문학 잡지에 등단해 세 편의 작품을 게재했다. 1937년엔 조선 최초의 탐정 캐릭터인 유불란(劉不亂)을 만들어냈는데, 1939년 낸 추리소설 『마인』은 18판을 찍을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한동안 잊혔던 김내성은 최근 장르 문학의 인기로 재조명되고 있다.
유성운 문화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