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중개 수수료로 고민하던 김씨는 지난해 말 경기도가 만든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가맹점에 등록했다. 앱 출시 기념 할인 행사로 배달 요청도 대폭 늘고 중개 수수료도 1%라 매출이 늘었다. 김씨는 “배달특급은 직접 만나지 않고도 지역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 보니 경기도가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이달 초부터는 배달 주문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민간앱보다 저렴한 0~2% 수수료
지역화폐 결제, 관련 할인도 이점
경기도 두달 만에 60억원 거래돼
고령층 소외, 예산 등 해결 과제
경기도의 ‘배달특급’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화성·오산·파주 3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에 돌입했는데 2개월 만에 가맹점 9500개, 앱 가입자 수 14만3000명이 됐다. 누적 총 거래액은 60억원을 돌파했다. 김창석 화성시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중개 수수료 부담이 줄었다는 상인이 많다. 이런 효과로 가맹점 수도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제로배달 유니온’은 ‘맛있는 소리 띵동’ ‘먹깨비’ 등 기존의 민간배달앱이 참여하고 있다. 출시 5개월 만에 8개 회사가 서비스에 들어갔고 앞으로 9개 회사가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전북 군산시의 ‘배달의 명수’는 매출액이 60억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시범 운영을 시작한 강원도의 ‘일단시켜’도 올해 말까지 15개 시군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공공배달앱은 배달앱 시장을 독과점하는 민간 배달앱의 높은 중개수수료율(최대 16%)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 지자체의 예산을 활용해 0~2%대의 수수료율을 유지할 수 있다. 지역화폐를 곧바로 사용할 수 있고 관련 할인 등도 적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민간 배달앱 보다는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오산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37)씨는 “민간 배달앱은 주문이 들어오면 ‘대기’시간이 있어서 조리하고 포장한 다음에 배달기사를 부를 수 있는데 ‘배달특급’은 이런 대기 과정이 없다”며 “민간 배달앱과 공공배달앱을 함께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진정으로 수수료를 낮추려면 손님들이 계속 공공배달앱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지역이 확대될수록 투입 예산이 늘고 고령층 등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 이들에겐 혜택이 가지 않는 정책이라는 지적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경기도와 함께 ‘배달특급’을 운영하는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문제 된 부분을 검토해 소상공인과 고객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모란·김현예·박진호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