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 안철수에 ‘김명수 책임론’

중앙일보

입력 2021.02.09 00:02

수정 2021.02.09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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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 후보(왼쪽부터)가 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기호추첨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합동 토론과 여론조사 등을 거쳐 다음 달 4일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오종택 기자

‘김명수 사태’ 불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로 튀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은 8일 안 대표가 과거 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통과에 기여했다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2017년 의석수 40석의 옛 국민의당이 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당시 당대표였던 안 대표는 “우리 의원들이 사법부의 독립, 개혁을 위한 결단을 내려줬다”고 평가했다고 적었다. 오 전 시장은 “김명수 대법원장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단연코 안 대표인데, 이제는 (김 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을 수호할 의지가 없다고 얘기한다”고 꼬집었다.

“임명안 통과 때 30표 몰아줘” 비판
안철수 “의원들 자율투표” 반박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기호 확정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2017년 당시 안 대표의 국민의당이 30표를 몰아줘 (김명수) 임명안이 통과됐다. (안 대표가) 임명동의안 가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분”이라며 “(안 대표가) 이런 상황에서 야권 후보로 열심히 뛰시니 참 모순적인 형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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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은) 의원들의 자율 투표에 의한 사안이었다”고 반박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김 대법원장의 잘못을 안 대표에게 뒤집어씌운다”며 “(이번 사태는) 김 대법원장의 자질과 문재인 정부의 사법부 길들이기 결과 아닌가. (과거 투표 책임을 묻는) 그런 식이면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과 대통령을 지지했던 시민은 이번 선거에서 야권을 지지하면 안 된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안철수 책임’ 논란을 두고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야권 단일화의 파트너격인 후보에게 무분별한 공세는 제살 깎아먹기다. 총구가 엄한 곳을 향해선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서울시장 후보 미디어데이 행사를 가졌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나경원·오세훈, 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기호 순번을 뽑으면서 가시 돋친 말을 주고받았다.  


기호 1번으로 후보 중 가장 젊은 오신환(50) 전 의원은 “우리 당이 취약한 중도·청년 확장성을 갖고 있는 후보가 승리한다”고 주장했다. 기호 2번의 오 전 시장은 “지난 1년 동안 강성보수 황교안·나경원 투톱의 결과가 바로 지난 총선”이라고 꼬집었고, 기호 4번의 조 구청장은 “여성가산점제 덕분에 이겼다고 하면 옹색하다. 여성가산점 10%를 포기하자”고 했다. 세명 모두 현재 여론조사 1위의 나 전 의원을 견제하는 듯했다. 반면 나 전 의원은 "우리가 가는 지향점은 똑같다. 서울시장 선거를 이기고 정권교체를 꿈꾸는 것”이라며 "4인 4색의 후보가 한 팀”이라고 했다.
 
손국희·성지원 기자 9k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