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생활비 60만원인데 은행계좌는 46개…황희 가족 미스터리

중앙일보

입력 2021.02.08 23:45

수정 2021.02.0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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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국세청에 월 생활비 60만원을 신고한 황희 문화체육장관부장관 후보자 가족이 최근까지 총 46개 계좌를 개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실이 황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까지 황 후보자는 30개, 배우자 15개, 딸은 1개의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 황 후보자가 계좌 7개를 해지하면서 청문회를 앞둔 현재 일가족의 계좌는 모두 39개다. 이 중 현재 보유액이 1만원 이하인 계좌만 17개에 이른다. 
 
많은 계좌를 개설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같은 날짜에 한 은행에서 다른 계좌 두 개를 개설한 내역도 다수 발견된다.  
 
황 후보자는 2007년 11월 26일 한국투자증권에서 저축예금 계좌 두 개를 만들었다. 한 계좌의 보유액은 없으며 다른 한 개에는 3만2000원만 남아 있다. 2016년 5월 27일에도 그는 NH농협은행에서 저축예금을 두 개 발급받았다. 특기사항에 ‘정치자금’으로 표기한 계좌에는 현재 약 1억700만원이 담겼고, 다른 계좌의 보유액은 1560만원이다.  


황 후보자는 같은 날 다른 은행에서 두 개의 계좌를 개설하기도 했다. 2004년 9월 7일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저축예금을, 하나은행에서는 보통예금을 만들었다. 두 계좌 보유액은 합쳐 현재 6000원이다. 2013년 4월 15일에는 안산농협에서 보통예탁금을, SH수협은행에서는 저축예금에 가입했다. 이 계좌들 역시 각 6000원의 보유액을 신고했다.  
 
앞서 황 후보자는 “한 달 생활비로 60만원 정도만 쓰고 지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 후보자가 해마다 해외여행을 즐기고, 자녀가 한 학기 학비가 2100만원에 이르는 외국인학교에 진학한 것을 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다섯 개의 떡과 두 마리 물고기로 5000명을 먹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황 후보자가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황희 정승도 믿지 못할 자린고비 수준이다. 단절에 가까운 일상생활을 하지 않는다면 상상조차 못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