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도요타와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를 다투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한 곳과 모로코·루마니아 공장에서 며칠 동안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7일 르노삼성은 “재고가 많이 남아있고 일단 2월 생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앞서 한국GM은 최근 부평 2공장의 일일 생산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르노-닛산 일부 공장 생산 중단
현대차 “재고 6개월분은 안돼”
수급난 장기화 땐 차질 가능성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확산하면서 글로벌 ‘빅 5’(도요타, 폴크스바겐, 르노-닛산, GM, 현대차·기아) 중 생산 차질을 빚지 않은 곳은 현대차·기아만 남게 됐다. 이와 관련 지난달 27일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기아는 “단기적으로는 생산 차질이 없도록 준비를 한 상황이지만, 향후 3~6개월분의 재고가 준비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00년대 들어 브레이크·변속기 등에서 유압식 장비 대신 전자식 장비를 도입했다.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반도체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던 요인이다. 또 현대오트론 같은 계열사를 통해 자체적으로 반도체 설계를 시작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학과)는 “현대차가 과거 ‘쇳물부터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 방침을 반도체에서도 추구한 게 이번 사태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급사태가 올해 6월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현대차가 그때까지 견딜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