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우주 미남’ 등이 써진 플래카드를 제작해 과잉 의전 논란을 일으킨 전남도청 측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7일 해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 48조 투자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남 신안을 방문했다. 본행사가 끝난 뒤 문 대통령이 근처 전통시장인 신안젓갈타운으로 이동하려 하자, 전남도청 공무원 10여명이 꽃다발과 플래카드를 들고 환호를 했다. 문 대통령은 도청 공무원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고 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도청 공무원들이 들고 있는 플래카드 문구가 도마에 올랐다. 이들은 ‘대통령님은 우리의 행복’, ‘왜 이제 오셨어요ㅠㅠ’,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대통령님,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이 써진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도청 공무원들은 직접 종이를 오려 만든 것처럼 보이는 손팻말도 들고 있었는데, ‘우주미남’, ‘문재인 별로, 내 마음에 별로’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플래카드에는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영록 전남지사가 함께 참석한 행사 사진도 인쇄돼 있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문재인 보유국’, ‘문재인 대통령님이 계셔서 우리는 행복합니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사진도 있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6일 자신의 블로그에 “북한과 같은 1인 체제의 독재국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낯이 뜨거워지는 찬양”이라고 전남도청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재선 의원과 문재인 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까지 역임한 김영록 도지사가 수장으로 있는 전남도청 공무원들이 코로나 방역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과연 자발적으로 이와 같은 과잉 의전에 나섰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도 아랑곳하지 않고 10여명의 공무원이 몰려나와 이리 맞을 일인가”라고도 지적했다.
전남도청 관계자는 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도청에서 직원들에게 플래카드를 만들라고 의도적으로 시키거나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빈이 오면 다과나 음료를 준비하는 자치행정국 직원들이 있는데, 그 중 젊은 직원들이 대통령 방문을 환영한다는 뜻에서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청 공무원의 플래카드 문구가 논란이 된 데 대해선 “논란이 될 일이 아니었는데 일부 언론이 논란을 만든 것”이라며 “왜 가십거리에 집중하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8월 국무회의에서 “과잉 의전행위에 대해서는 분명히 금지되고 문책되는 행위”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시 피감기관의 과잉 의전 실태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해외출장 지원 실태 점검 관련 후속조치 및 향후 계획’을 보고 받고 나서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