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무슨 일이지
야심차게 추진하던 두 핵심사업
코로나19로 실적 압박 갈수록 커져
굳이 기술 개발 않고 중개하기로
“자율주행 완전 상용화까지 수십년”
올해의 우버는 1년 전 우버와는 다르다. 2015년부터 준비해온 자율주행 사업부(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그룹·ATG)를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에, 에어택시 사업부(우버 엘리베이트)를 항공기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에 지난해 12월 연달아 팔았다. 우버의 미래를 상징하던 양 날개를 모두 뗀 셈이다.
우버가 꿈꾸던 자율주행차·에어택시
자율주행차와 에어택시는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Mobility as a service)의 핵심 퍼즐이다. MaaS는 A에서 B로 이동 시 필요한 모든 걸 해결해주는 서비스다. MaaS형 앱은 차·버스·지하철·공유 킥보드 등 여러 교통수단을 엮어 최적 이동경로를 짜고, 호출과 결제까지 통합 제공한다.
자율주행과 가격경쟁력 : 자율주행이 되면 이동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크다. 한국에서 택시 한 대의 1년 운영비는 약 2360만원(제4차 택시 총량제 수립기준 개선방안 연구보고서). 이중 인건비(35.8%) 비중이 가장 크다.
플랫폼 효과 :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은 MaaS의 운영체제(OS) 패권을 누가 쥐느냐와 직결된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레인포컴퍼니 권오상 대표는 “자동차 제조사, IT플랫폼 기업, 통신사까지 모두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드는 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에어택시와 도심 교통정체 : 도심형 항공모빌리티(a.k.a 에어택시)는 교통정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다. 도심 내 스카이포트(이착륙장)에서 출발하는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로 정체구간을 돌파해 시간을 단축한다. 차로 2시간 걸릴 길을 5분 만에 갈 수 있다.
이 좋은 걸, 우버는 왜 팔았나
② 플랫폼 DNA : 우버는 공유경제 대표 기업으로 꼽혔다. 차량도, 기사도 직접 소유하지 않지만 운송 서비스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았다. 같은 식으로, 자율주행차도 에어택시도 서비스한다면 우버가 직접 돈 들여 개발할 필요가 없어진다. ‘자율주행차 없는 자율주행 회사’, ‘에어택시 없는 에어택시 회사’도 가능하단 얘기다. 국내 모빌리티 업체 관계자는 “자율주행이나 에어택시는 기술 완성도를 90%에서 95%로 올리는 게 0%에서 90%까지 가기보다 더 어렵고 돈도 많이 든다”며 “‘중개’로 큰 회사라면 굳이 그걸 안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③ 창업자와 전문경영인 :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은 사석에서 종종 “자율주행차가 현실이 되면 우버가 ‘엄청나게 멋진(Super Duper) 우버’가 될 것”이라 말했다. 2015년 이후 자율주행 분야에 수억 달러를 쓴 것도 직원 1200여 명을 뽑은 것도 불확실하지만 미래를 바라본 창업자의 베팅이었다. 하지만 2017년 캘러닉이 각종 추문으로 물러난 뒤, 영입된 다라 코스로샤히 CEO는 전형적인 관리형 리더다. 익스피디아 CEO였던 그는 숫자에 밝고 예산에 따라 사업하는 경영자다. 우버 출신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창업자이자 오너인 캘러닉은 미래를 보고 공격적으로 투자했지만 코스로샤히의 경우 당장의 실적이 자신의 임금과 연결되기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에어택시, 언제쯤?
박민제·김정민 기자 letm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