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없어서" 위장전입으로 자녀 사립초 보냈다는 정의용

중앙일보

입력 2021.02.03 20:10

수정 2021.02.0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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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82년 자녀의 초등학교 배정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고 3일 시인했다. 정 후보자는 "해외에서 돌아온 뒤 자녀들의 학교 적응을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21일 출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 [뉴스1]

정 후보자는 이날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실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자료에서 "1982년 해외 파견 후 귀국 당시 각각 9살, 8살이던 자녀들이 친구 없는 초등학교에 입학해 적응하기 어려워할 것을 염려해 주소지를 처가로 이전해, 사촌 형제들이 다니던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도록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 자료 [정진석 의원실]

정 후보자는 자녀는 1982년 10월 서울 성동구 행당동으로 전입 신고를 했는데, 다음 달인 11월 직전의 주소지였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로 다시 전입 신고했다. 정 후보자의 자녀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서울 성동구의 유명 사립초등학교다. 이 학교는 주소지에 따라 배정되는 공립초와 달리 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따라서 위장전입 사유에 대한 해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2005년 7월 이후 2회 이상 위장 전입한 경우를 '7대 고위 공직자 인사 배제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한편 정 후보자는 또 다른 7대 배제 기준 중 하나인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1989년 11월 음주운전을 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한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 기준인 병역기피, 세금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연구 부정행위, 성 관련 범죄 등에 대해선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정의용 "1982년 자녀 위장전입...학교 적응 우려"
서울 유명 사립초에 자녀 보내...해명 불충분 지적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