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식약처는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전날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자문단은 백신 허가를 위해 거쳐야 할 3개의 자문 회의 가운데 첫 단계다. 감염내과 전문의, 백신 전문가 등 8명이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제출한 임상·비임상·품질 등의 자료를 토대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진행 중인 임상시험 최종 결과보고서와 미국 임상시험 중간 분석자료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식약처 자문단 ‘조건부 허가’ 결론
전 연령층 예방 효과는 62% 수준
“65세 이상 임상 미흡” 소수 반대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해야” 주장
자문단이 실제 65세 이상 고령자 데이터를 별도로 분석한 결과, 고령자 660명을 대상으로 한 예방 효과 평가에서 접종 후 감염 사례는 경증 환자 1명에 그쳤다. 고령자 2109명 대상 안전성 시험에서도 이상 반응 발생률이 65세 미만 성인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자문단 일부 전문가는 “고위험군인 고령자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예방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임상 등 추가 결과 확인 후 허가사항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브리핑에서 “고령자 투여에 대해 결론을 내리거나 합의한 것은 아니다”며 “다수와 소수의 의견이 있어,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입체적으로 점검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4일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심위에서 추가 자문을 받은 뒤 최종 점검위원회를 거쳐 다음 주께 최종 허가 여부를 발표한다. 하지만 고령층 접종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페이스북에서 “의협은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이들에겐 효과가 확실하고 높게 입증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자에게는 가장 효능이 우수한 백신이 필요한데 도입 백신 중 가장 효과가 약한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는 게 부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창원 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은 “65세 이상에 대한 효과성은 아직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일단 접종을 시작하고 우리 자체적으로 연구를 병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황수연·이태윤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