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으로의 인수가 결정된 SK 와이번스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창학야구장에서 첫 연습을 했다. 오전부터 비가 내려 선수단은 실내 연습장과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가벼운 연습만 소화했다. 첫 날이라 선수단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SK 훈련지엔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구단 주체가 바뀜에 따라 SK 와이번스란 이름으로 치르는 마지막 훈련이기 때문이다. 류선규 단장은 "3월 5일 구단 인수작업이 끝난다. 구단명 및 유니폼은 시범경기 혹은 정규시즌에 맞춰 준비한다. 그때까지는 임시로 '인천 SSG'나 '인천 신세계' 등의 임시 명칭을 사용할 듯하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뒤 SK는 김원형 감독을 제 8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그리고 신세계 그룹이 SK 구단을 인수하게 되면서 새 야구단의 초대 감독을 지내게 됐다. 김원형 감독은 "두 달 만에 선수들을 만나 설렌다. 비가 와서 아쉽지만 내일부터는 정상적으로 훈련한다"고 했다. 이어 "큰 변화가 있어 당황하기도 하고, '설마'라는 생각도 했다. 오늘(1일) 저녁 선수단 미팅을 한다. 선수들에겐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원형 감독은 "야구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는)이런 상황은 처음이다. 부담도 되고 긴장도 된다. 준비한대로 캠프를 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초대 감독이지만 어차피 나도 감독직을 처음 맡아 큰 차이는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에도 창단 팀 멤버가 된 경험이 있다.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해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쌍방울 모기업이 어려워지면서 1999시즌 뒤 해체됐다. SK는 2000년 쌍방울 선수단을 모태로 새롭게 팀을 꾸렸다. 김 감독은 SK에서 선수로서 3번의 우승을 경험한 했고, 지도자로서 첫 걸음을 뗐다.
김원형 감독은 "솔직히 그때는 모기업 재정이 안 좋아서 창단했을 때 웃었다. 어느 정도 예측도 된 일이었다.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고 했다. 이어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다. 변화에는 항상 적응해야 한다. 나도, 선수들도, 팬들도 'SK 와이번스'가 사라져 아쉽지만, 새로운 시작인만큼 더 잘하고 싶다"고 했다.
선수들도 김 감독의 생각과 같다. 주장 이재원(33)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입게 돼 색다르다. 아쉽지만 좋은 추억이 많다. 그 추억 깊게 남기고, 새로운 명문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게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21년차인 최선참 김강민(39)은 "처음엔 해프닝이라 생각했고, 놀랐다. (캠프 시작 전)먼저 제주도에 와서 소식을 접했는데, 바로 훔련을 했다. 선수는 야구가 우선이다. 야구를 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했다.
SK를 포함한 10개 구단은 1일부터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퓨처스(2군) 구장이 있는 이천에서, 키움 히어로즈는 고척스카이돔을 사용한다. KT 위즈는 부산 기장, 한화 이글스는 경남 거제로 이동했다. 남부지방 팀들은 1군 및 2군 구장을 사용한다.
3월부터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실전감각을 끌어올린다. 시범경기(팀당 10경기)는 3월 20일, 정규시즌은 4월 3일 시작한다.
서귀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