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경기도 성남 A동물병원에서 보호 중인 5살 수컷 프렌치불도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서울대 벤처기업인 프로탄바이오가 개발 중인 반려동물용 신속 항원검사 키트의 ‘임상’시험 과정에서다. 업체 측은 보호자의 동의를 얻은 뒤 신속 항원검사 시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19일 감염 의심됐는데
"지침 없어서"...코로나 확진자 반려동물 관리 사각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갖고 있을 수 있는 반려견이 일주일째 양성·음성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것이다. 사람이었다면, 몇시간~하루 이내 확진 여부가 확인됐을 일이다.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르면 의심 환자를 최초로 인지한 병원은 시·도 및 질병관리청으로 즉시 신고하게 돼 있다. 반려동물은 이런 지침이 없다. 이런 사정에 경기도와 성남시는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프렌치불도그 감염의심 사례를 접했다. 더욱이 성남시는 전날(25일)까지 보호 중인 병원도 파악 못 한 상태였다. 코로나 감염 의심 동물들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21일 고양이 첫 확진
검사지침 마련 중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도 앞으로 확진자가 나오면 반려동물이 있는지 조사해 자가격리나 검사를 하도록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반려동물 관련 지침을 만들기 위해 협의 중에 있다”며 “작성 주체는 농림부다. 정리되는 대로 (농림부와) 공동자료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물→사람 전파 가능성 작아"
질병청은 “국외에서는 드물게 동물의 양성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며 “현재까지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 시키는 데에 동물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는 근거는 없다. 사람으로의 전파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반려동물에게서 사람이 감염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