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내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와의 협업을 알렸다. 오프화이트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2012년 만들어진 패션 브랜드로 스트리트 패션을 명품의 반열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창립자는 미국인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며 그는 2018년 흑인 최초로 루이비통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 자리에 올라 활약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패션 브랜드인 오프화이트가 한국 회사와 협업해 제품을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팬데믹으로부터 ‘보호’하는 박스 함께 만들어
아모레퍼시픽과 오프화이트가 협업해 출시한 ‘프로텍션 박스’는 코로나19 시대에 유용한 물품으로 구성돼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시트 마스크와 톤업 쿠션, 립밤 등과 오프화이트의 디자인이 담긴 패션 마스크와 마스크 스트랩 등이다. 이를 한 데 담은 프로텍션 박스(컨테이너)에 스트랩을 달면 가방처럼 쓸 수도 있다.
프로텍션 박스와 함께 출시된 ‘플레이 키트’도 눈길을 끈다. 한국 전통 놀이인 윷놀이를 오프화이트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윷과 윷놀이 매트·윷판·윷말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윷과 윷판에는 오프화이트의 대표적 디자인 로고인 X자 모양의 겹쳐진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프로텍션 박스는 2월 1일부터 판매되고, 플레이키트는 프로모션용으로 증정될 예정이다.
이케아부터 모엣샹동까지, 틀 깨는 협업으로 흥행몰이
호기심을 자극해 새로운 이슈를 만들고 신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 패션·뷰티 업계가 활발하게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다. 기존에 서로 접점이 없었던 아모레퍼시픽과 오프화이트의 만남도 역시 이 같은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이번 협업을 기획하고 진행한 이보미 아모레퍼시픽 뉴브랜드기획팀 차장은 “패션과 뷰티라는 서로 분야에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던 두 브랜드가 만났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예상할 수 없었던 만남이라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계 없는 협업은 패션·뷰티 업계의 새로운 흥행 공식이 됐다. 최근 명품 패션 업계에선 현대미술과의 만남이 활발하다. ‘디올’은 22일 스코틀랜드 태생의 화가이자 지난 30여년간 현대 미술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피터 도이그와의 남성복 협업 컬렉션을 공개했다. ‘루이비통’은 지난달 28일 스위스 출신 현대 미술가우르스 피셔와 협업한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