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3시 충남 서산시 성연면행정복지센터(면사무소) 주차장. 갓 태어난 아이를 안은 엄마가 승용차에서 내려 총총걸음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의 아빠는 “출생신고를 하러 왔다”고 했다. 김재은 성연면복지센터 주무관은 “다른 지역과 달리 여기는 어린아이를 자주 볼 수 있다. 한 달이면 23~24명이 태어난다”고 말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1㎞가량 떨어진 성연 3~4로 부근 네거리. 네 방향 모두 왕복 4차로의 도로가 길게 뻗어 있다. 도로를 따라 20층이 넘는 대형 아파트단지가 조성됐다. ‘e편한세상’부터 ‘이안’ ‘힐스테이트’ 등 이름만 들어도 금세 알 수 있는 아파트단지다.
서산시 성연면 2020년 말 인구 1만5721명
전년보다 1752명 늘어 서산 인구증가 견인
600~900세대 대형 아파트단지 줄지어 입주
이곳에서 만난 주민은 “단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서산 시내보다 더 번화가처럼 보인다”며 “면(面) 단위 마을이지만 인근에 산업단지가 위치해 일자리가 적지 않고 가족이 함께 살면서 아이들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충남 서산시 성연면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매년 1000명이 넘는 인구가 유입되면서 서산지역 15개 읍·면·동 가운데 4개 동(洞)을 제외하고 인구가 가장 많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성연면 인구는 1만5721명으로 2019년(1만3969명)보다 1752명이나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달간 136명이 증가했다. 지난달 서산시 전체 인구 증가는 61명으로 성연면이 서산지역 인구증가를 견인한 셈이다.
성연면, 지난해 신생아 282명 출생…주민 평균 연령 34.6세
40세 이하 인구는 1만48명으로 전체 주민의 65%를 차지한다. 0~5세 영·유아는 1913명(12.1%)이나 된다. 15개 읍·면·동 가운데 가장 많고 인구 비율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인구가 줄면서 1000만원이 넘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다른 지역 자치단체와는 비교가 안 되는 상황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산업단지 일자리…수도권 젊은 층 유입
성연면 서산오토밸리(서산일반산업단지·398만9547㎡))에는 자동차 부품 등 20개 업체, 서산테크노밸리(지곡면 포함·198만5848㎡)에는 23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성연농공단지(77만5551㎡)에는 경차 모닝·레이를 만드는 동희오토㈜를 포함해 4개 기업이 가동 중이다.
지난해 10월 성연면주민자치위원회 등 6개 기관·단체는 출산장려 문화 확산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온 주민들이 빠르게 정착하고 아이들을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취지다. 협약을 통해 주민들이 자발적 참여로 새로 태어난 아이의 이름과 날짜를 새긴 액자와 육아용품을 선물하고 있다.
이성열 성연면주민자치위원장은 “새로 이주해온 주민들이 성연면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살도록 보듬어주고 있다”며 “도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시골 마을 정과 인심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체육센터·문화의집 등 인프라·정주 여건 마련
김종길 성연면장은 “우리 지역은 도시와 농촌이 조화를 이루며 서산은 물론 충남에서 가장 역동적인 곳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새로 이주한 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고 주민들이 원하는 편의시설도 확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