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짝제 했지만, 500억원어치 완판
포항상품권은 이른바 '완판템'으로 유명하다. 일단 판매가 시작되면 상품권을 판매하는 포항지역 시중 은행 창구는 구매자로 북새통을 이룬다. 지난해 5000억 원어치가 완판됐고, 2019년엔 1700억원, 18년엔 1000억원, 17년에도 1300억 원어치가 팔려나갔다.
포항상품권, 2월3일 300억원어치 더 발행
포항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맞춰, 이번 판매엔 처음으로 '홀짝제'를 도입해 상품권을 팔았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구매 행렬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한 예방책이다. 출생년도 끝자리가 ‘0’ 같은 짝수면 짝수일에만, '1'이면 홀수일에만 상품권을 살 수 있도록 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홀짝제 없이 예전 그대로 판매했으면 당일 다 팔려나갔을 것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월에 300억원 추가 발행
포항상품권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10%라는 높은 할인율에 더해 포항상품권에는 성공 공식이 있다. 가맹점이 많다는 점이다. 포항의 전체 상점은 3만여곳. 이 중 1만6000여곳이 포항상품권 가맹점이다. 가맹점 업주는 상품권을 받아 물건을 판 뒤 은행에서 현금으로 환전할 때 별도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다.
시민 권모(33) 씨는 “죽도시장에서 건어물을 사고, 동네 문방구에서 연필을 살 때도 포항상품권을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헬스장도 끊을 수 있고, 주유소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9000원에 구매한 만원권 포항상품권으로 7000원짜리 물건 이상만 사면, 남은 30%는 거스름돈으로 내어주는 것도 포항상품권의 매력이다. 포항상품권은 1인당 연간 600만 원어치(월 70만원 한도)까지만 구매할 수 있다.
10% 할인율에 대한 부담은 지자체 몫이다. 포항시는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상품권 발행을 예정한 상태다. 이를 위해 국비와 도비 등을 보태 359억원의 예산을 준비해뒀다. 이 돈으로 만원권·5000원권 두 가지로 상품권을 발행하고, 시중 은행에 판매 수수료(0.9%), 환전 수수료(0.8%)를 지급한다. 또 시민에게 팔려나간 상품권 할인 금액만큼을 보전한다.
포항=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