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주재한 NSC 전체회의는 취임 후 열 번째로, 2019년 3월 북·미 정상회담 ‘하노이 노딜’ 이후 22개월 만이다. 이날 회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외교부·국방부·통일부 등 외교·안보 부처의 업무보고를 겸해 개최됐다. 눈길을 끈 대목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태평양 체제’를 국제정세 판단의 새 틀로 제시한 부분이다. ‘인도·태평양 전략’이란 말 속엔 미국을 중심으로 동맹국이 참여해 중국의 세력 확대를 견제하는 개념이 포함돼 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한·중 관계 등을 고려해 이 용어를 자제해 왔다.
미국 주도, 중국 꺼리는 안보체제
NSC 전체회의 주재하며 첫 언급
“한·미 책임동맹으로 발전시킬 것”
올림픽 협력, 한·일관계 개선 강조
대일 관계와 관련해선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함께 지혜를 모으며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도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도록 협력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과 동북아 평화 진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개각을 통해 새로 구성한 외교·안보 라인을 향해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오랜 교착상태를 하루속히 끝내고 북·미 대화와 남북대화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평화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게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한다. 우리 정부에 주어진 마지막 1년이라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 했다.
◆“조만간 만남 기대” 바이든에게 축전=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한국은 미국의 굳건한 동맹이자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서 바이든 행정부의 여정에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만나 우의와 신뢰를 다지고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축전에 앞서 소셜 미디어에 취임 축하 글을 올려 “미국이 돌아왔다”며 “하나 된 미국을 향한 여정을 우리 국민과 함께 성원한다. 같이 갑시다”라고 적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