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는 “역대 미국 대통령 취임일 상승률로 따져보면 다우와 S&P500은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일 이후 36년 만에 최고치”라고 보도했다. 나스닥 지수는 대통령 취임일 사상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36년만의 취임식 서프라이즈…글로벌 증시도 훈풍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전반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증시가 바이든의 첫 출발을 열렬히 환영하는 데는 당분간 유동성이 마르지 않게 공급될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와 민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피해를 본 기업을 지원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많은 돈을 풀 것에 낙관적 기대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발 경기 부양에 기대하는 세계경제
1인당 1400달러의 현금 지급과 주당 300달러인 실업수당을 오는 9월까지 400달러로 확대 지급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부양책에는 없지만 시간당 연방 최저임금을 현재의 7.25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하는 법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국민들의 주머니로, 막대한 돈이 풀린다는 이야기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도 지난 19일 인준 청문회에서 공격적 재정 지출을 선언했다. 옐런은 “대규모 부양책의 혜택이 비용을 웃돌 것”이라고 강조하며 '큰 행동(Big Act)'을 강조했다.
'첩첩산중' 경제 과제 해결 쉽지 않아
가장 급선무는 코로나19의 상흔을 없애는 것이다. 그 첫 줄에 서 있는 것이 실업 문제다. 지난달 실업률은 6.7%로 코로나19 이전의 배로 치솟았다.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만 그조차 양극화가 심해지는 K자 회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NYT는 “1조9000달러의 경기 부양책으로 급한 불을 끈다고 해도 더 큰 도전을 맞이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드러난 계층 간 불평등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보다 더욱 험난할 것”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바이든 경제팀이) 상상력을 더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부양책도 한계 직면 가능성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으로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 미 CNBC는 “증시를 끌어올린 바이든의 부양책이 금리 상승이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 회사의 금융화와 빅테크 기업의 독점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소득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이들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수 있어서다. 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역시 언제든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제재로 더 커진 중국 상대해야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리언 쿠퍼먼은 CNBC에 “바이드노믹스는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현재의 증시는 행복감에 취해 있지만, 이는 미래의 행복을 빌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