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 스마트폰은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판매량 800만 대, 점유율 2.2%에 그쳤다. 세계 순위가 9위로 중국 오포·비보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엔 ‘벨벳’ ‘윙’ 등을 내놓았지만 반등에 실패했다. G시리즈를 포기한 데 대해 “잦은 브랜드 변경이 악재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자구책으로 경기도 평택의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옮기고, 최근 6년간 사업부 수장을 4차례 교체하는 등 처방을 내놨지만 효과가 없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접나
롤러블폰 호평에도 판매는 한계
가전·모빌리티에 스마트폰 핵심
매각·철수보다 ODM 확대 관측도
권봉석 사장 “경쟁력 판단할 시점
고용은 유지, 불안해 할 필요 없다”
모바일업계에서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매각·철수설이 끊이질 않았다. 2015년에는 ‘구글이 LG 스마트폰 사업부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퍼져나가 곤욕을 치렀다. 이때마다 LG전자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해왔다.
이번 매각 검토설은 연초에 LG전자가 MC사업부 역할을 줄이는 쪽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 불거졌다. LG전자는 연구인력을 대폭 줄이고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담당을 신설하는 등 원가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권봉석 LG전자 사장(CEO)의 메시지를 통해 사업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했다.
다만 고용을 유지한다는 원칙은 분명히 했다. 한때 5000명이 넘었던 MC본부 임직원은 현재 3700명 수준이다. 권봉석 사장은 이날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고(故) 구본무 회장은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언했고, 실제 그렇게 했다”며 “이번 CEO 메시지는 고용 유지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LG전자가 MC사업을 전면 포기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5세대(5G) 통신과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가전·모빌리티가 연결될 때 스마트폰이 핵심 역할을 한다. 일부에선 MC사업 매각이나 철수보다는 ODM을 확대해 실적 개선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는 플랫폼·자동차 등 비(非)스마트폰 사업자에게 사업부를 매각한 뒤 전략적 제휴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업부를 매각한다고 해도 스마트폰은 ‘가전의 허브’ 역할을 해야 해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날 LG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2.84%(1만9000원) 오른 16만7000원에 마감했다. 역대 최고가로, 시가총액이 27조3292억원으로 늘어났다.
박형수·김경진·권유진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