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사는 위위에친(余悅琴·23)은 최근 조혈모세포 기증을 위해 몸무게를 5kg 늘리고 14번이나 바늘에 찔리는 고통을 견뎠다고 중국 매체 펑파이 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처음엔 보이스피싱 전화인 줄 알았던 그는 오해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다가 자신이 2년 전 중화 골수은행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위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조혈모세포 기증을 결심했다. 조혈모세포는 모든 종류의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줄기세포로 이 세포가 자라 적혈구·백혈구·혈소판은 물론, 각종 면역세포를 만들게 된다.
기증하려면 일단 환자와 기증자가 서로 맞아야 하며, 기증자 본인이 강력히 원해야 하고 기증자의 친족이 허락해야 한다.
위는 어머니에게 "조혈모세포 기증은 안전하고 기증자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사람을 구하는 일이니까 하게 해달라"고 말해 승낙을 얻었다.
그런데 기증하기에 앞서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는 기증이 가능한 체중 표준에 못 미치는 48㎏였다. 기증을 위해 위는 식사량을 늘려 보름 만에 5㎏을 찌웠다. 또 회사에는 15일간 휴가를 냈다. 갓 회사에 입사한 그는 장기간 휴가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회사 측에서는 타인을 위해 조혈모세포 기증을 하겠다는 위에게 선뜻 허가를 내줬다.
그에게서 채취한 혈액은 병원에서 700㎞ 떨어진 곳에 있는 환자에게 기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헌혈도, 조혈모세포 기증도 꺼리는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값진 기증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중국의 조혈모세포 기증 사례는 1만건을 돌파했다. 중국에선 1996년 첫 기증이 시작됐다. 2012년 중국은 세계 골수은행에 가입했고, 28개국에 사는 360명의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중국 내에서 기증 사례는 1만건을 돌파했지만, 중국에서 조혈모세포의 이식을 손꼽아 기다리는 환자는 100만 명 이상이라고 펑파이 신문은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