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의 롯데월드몰에서 떡볶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46)씨. 그는 다음 달 임시국회가 복합쇼핑물에도 의무휴업을 도입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에 울분부터 쏟아냈다.
내달 임시국회 처리 방침에 한숨
코로나로 매출 70~80% 줄어 타격
입점업체 60% 이상이 중소브랜드
“쇼핑몰 닫으면 온라인만 더 북적”
대형복합쇼필몰의 운영 주체는 이마트나 롯데쇼핑같은 대기업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복합쇼핑몰을 채운 수많은 점포는 김씨 같은 자영업자가 입점해 있다. 대형 복합쇼핑몰은 백화점과 달리 글로벌이나 대기업 브랜드보다는 중소브랜드가 더 많다. 스타필드와 롯데몰 등에선 입점 업체의 최소 60% 이상이 중소기업 브랜드다. 롯데몰 수지점의 경우 약 70%에 달한다. 직영점 외에도 중앙관리매장 형태로 운영하는 매장도 많다.
이씨 등 자영업자들은 ‘고비용 고매출’을 사업 모델로 삼아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다. 매출의 일정 부분을 차감하는 수수료(임대료)와 매장 면적당 부과되는 관리비(보통 공용부를 포함해 실제 면적의 2~3배 수준)만 전체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로드샵보다 고정비가 훨씬 많이 들지만, 집객 효과가 큰 만큼 매출도 크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이런 공식도 무너졌다. 스타필드 하남의 경우 지난해 11~12월 하루 평균 방문객 수(주말)는 10만에서 7만으로 줄었고, 롯데월드몰 역시 15만4700에서 9만9000으로 급감했다. 쇼핑몰 내부에서도 대기업 브랜드와 중소브랜드의 차이는 크다. 18일 오후 2시쯤 찾은 스타필드 고양 내 스타벅스 매장엔 앉을 틈 없이 손님이 가득 찼지만 중소 브랜드 카페는 대부분 손님이 1~3명에 불과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창업에 뛰어들어 백화점과 쇼핑몰에서만 중식당을 운영하는 최성식(가명·31)씨는 “쇼핑몰 문 닫는다고 사람들이 시장으로 가겠나. 온라인으로 더 쏠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기가 좋아지면 의무휴업 시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쇼핑몰에 입점한 소상공인의) 발목을 세게 잡을 수 있다”며“시행령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인영·이병준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