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에서 보통교육상 겸 김일성종합대 총장(이국철), 문화성(승정규), 보건성(최경철), 체신성(주용일), 중앙검찰소(우상철)를 제외하면 바뀐 인물 대부분은 경제관련 책임자다. 국가계획위원장, 국가건설감독상, 노동상, 농업상, 대외경제상, 도시경영상, 상업상, 자원개발상, 재정상, 전력공업상, 전자공업상, 채취공업상, 화학공업상 등이다. 실적이 저조하다고 김 위원장이 질책했던 경제관련 부서가 인사의 된서리를 맞은 셈이다.
북, 17일 최고인민회의 14기 4차 회의 개최
내각 책임자급 56명 중 27명 교체, 24명은 새얼굴
단, 국가가격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강의 경우 당 중앙위원이나 후보위원에 들지 못했지만 후임인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후임자를 찾지 못했거나, 부서 통폐합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은 8차 당대회(5~12일) 사업총화보고에서 ‘목표에서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지적해 경제부문에 대한 문책이 예상됐다”며 “국가계획위원회를 비롯해 경제관련 책임자가 대거 교체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새로 부총리나 ‘상’에 오른 인물 대부분은 기존에 남측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얼굴이어서 구체적인 정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인사에 앞서 김 위원장이 실무를 중시하는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내부 승진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 게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며 “실무능력과 전문성을 가진 테크노크라트들을 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체 대상 가운데 이전 경공업성과 건설건재공업성을 이끌었던 이성학과 박훈은 부총리로 ‘승진’했다. 미흡한 성과에 대한 질책과 동시에 북한이 ‘치적’으로 꼽는 인민생활경제에서 개선되거나 각종 건설에서 성과를 낸 책임자들에 대한 우대로 풀이된다. 채취공업상에 오른 김철수의 경우 이전 자원개발상을 했던 인물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어 정부 당국은 동일인 여부를 파악중이다.
한편,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김 위원장이 헌법 개정을 통해 주석제를 부활하고 국무위원회의 구성도 바꿀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이와 관련해 북한 매체들은 언급하지 않았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부위원장에서 해임된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북한은 밝히지 않았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