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병식에서 '북극성-5형 ㅅ' 공개
김정은 "핵 장거리 타격 능력 제고" 기대
기술부족 등에 사거리 ICBM 못 미칠 듯
김 위원장은 지난 5∼7일 사업총화 보고에서 “핵 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수중전략탄도탄’을 "세계최강의 병기"라고 치켜세우며 “세계를 압도하는 군사기술적 강세를 확고히 틀어쥔 혁명강군의 위력을 힘있게 과시”했다고 자평했다.
북극성-5형 ㅅ을 북극성-4형 ㅅ과 비교하면 외형상 탄두부의 모양이 뾰족해지고, 길이가 길어졌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사진으로 보면 북극성-5형 ㅅ이 탄두부에서 북극성-4형 ㅅ보다 최대 1m가량 더 길다”고 분석했다. 탄두부의 공간이 커지면서 다탄두 탑재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두 종류의 SLBM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으며, 이들 미사일이 서로 다른 용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한 잠수함과 선체를 키운 4000t 이상의 잠수함을 따로 건조하고 있다는 첩보가 있다”며 “각각 잠수함에 탑재하는 미사일들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SLBM으로 북극성-1형(사거리 1300㎞)과 북극성-3형(사거리 2000㎞ 이상)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북극성-2형은 북극성-1형의 지상발사형이다. 그러나, 북극성-4형 ㅅ과 북극성-5형 ㅅ은 아직 시험발사를 거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강대강·선대선' 원칙에서 상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열병식에서 화성-15형과 같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내보낼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ICBM 대신 신형 SLBM을 공개했다. 북한이 20일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전 간을 보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춘근 연구위원은 “북한이 SLBM의 기술을 갖고 있지만, 북극성 계열의 미사일은 기껏해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ㆍ사거리 1000~3000㎞)”라며 “사거리 5500㎞ 이상인 ICBM급 SLBM을 개발하려면 더 강력한 추진제와 최신 탄소섬유를 확보해야 하는데 기술부족과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으로선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거리 3000㎞는 평양에서 쏘면 미국의 인도·태평양 핵심 전력이 모여있는 괌까지 다다를 수 있는 거리다.
또 열병식에선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개량형으로 보이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 나타났다. 기존보다 길이가 더 길어졌다. 류성엽 연구위원은 “한국을 노리는 무기”라며 “조만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철재ㆍ박용한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