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도 관측 차량이 도로를 순찰하면서 온도와 습도 등을 체크하고 있었다. 강릉국토관리사무소의 손원필 주무관은 “노면의 온도가 하강하게 되면 도로가 결빙되기 쉽기 때문에 밤부터 새벽까지 취약시간대에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며 “습도 역시 체크해서 60% 이상 올라가면 살얼음에 대비한다”고 설명했다.
김백조 국립기상과학원 재해기상연구부 팀장은 “터널은 주로 산악 지역에 위치해 고도가 높고 그늘진 구간이 많은데 도로 운전자가 터널 밖의 노면 상태를 모르고 같은 속도로 운전하다 보면 도로 살얼음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계곡이 통과하는 교량도 지표면으로부터 공급되는 열이 없다 보니까 도로 결빙에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한파 풀릴 때 더 위험…1도 이하서 결빙 나타나”
전문가들은 장기간 한파 이후 추위가 풀렸을 때 쌓였던 눈이 슬러시 형태로 변하면서 도로 살얼음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눈이 녹아 도로 위로 흘러내린 물기가 기온이 가장 낮은 새벽 시간에 얼어붙으면서 블랙 아이스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립기상과학원의 실험 결과, 기온이 1도에서 영하로 떨어질 때 도로 살얼음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기온도 영하면 속도 낮추고, 타이어 마모 점검”
‘어는 비’는 대기 온도는 영상이지만 도로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곳에서 내린 비가 곧바로 도로에 얼어붙는 걸 말한다. 해가 들지 않는 다리의 연결부나 터널 입출구, 굽은 도로(커브 구간) 등 그늘진 곳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평소보다 천천히 운전하는 게 사고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된다.
김 팀장은 “차량의 외기온도를 수시로 체크하고 영하로 떨어지면 차량의 속도를 낮추고 운행하는 게 좋다”며 “타이어가 마모되면 제동 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타이어 상태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