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은 전날인 13일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 내에 위치한 바티칸에는 성직·수도자 등 450명이 거주한다. 보건·의료 및 치안 종사자, 고령층을 최우선 접종자로 분류하되 접종 여부는 개인 판단에 맡겼다. 또 접종 장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요 일반 알현을 진행하는 '바오로 6세 호'로 지정했다.
아르헨티나 일간 '라 나시온'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백신 접종이 시작된 13일에,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오전 각각 백신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5세로 고령층 우선 접종자다. 20대 초반 아르헨티나에서 지낼 당시 병 치료 과정에서 폐의 일부를 떼어내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교황청에서는 교황의 최측근인 추기경 2명 등 27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교황 주치의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교황은 백신을 맞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지난 9일 이탈리아 방송 '카날레5'의 뉴스 프로그램 'Tg5'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는 백신 접종 예약 사실을 밝히면서 "우리는 그것(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리적으로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신의 건강과 생명은 물론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걸려 있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