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은 “지난해 아파트값이 14% 올랐다고 정부가 주장(2017년 5월~2020년 5월 집계)하는데 경실련 통계로 보면 53%, KB부동산 평균매매가격으로 보면 51% 올랐다”며 “정부 관료들이 서울 아파트값 폭등 사실을 숨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통계 편식'이 부른 논란
경실련 "정부가 폭등 사실 숨기고 있다"
14% 올랐다는 정부 주장과 비교
김 전 장관이 꼽은 14% 상승률은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다. 매매가격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실거래가 및 주변 시세 등을 종합해 ‘거래 가능한 가격’을 추산해 만든 지표다. 한국부동산원은 매매가격지수를 포함해 총 6가지 주택가격 관련 통계를 낸다. 다른 통계를 보면 매매 실거래가지수는 40.9%, 평균매매가격은 52.9%, 중위매매가격은 57.6% 올랐다. 즉 6가지 통계 중 가장 상승률이 낮은 수치를 골라 그것이 '상승률'이라고 말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의 한 관계자는 “평균매매가격으로 본다면 한국부동산원 통계나 경실련, KB부동산 통계가 차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국가 공인 통계만 고집하지만 한계도 많아
연간 단위로 표본주택을 재정비하면서 발생하는 시차도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는 신축ㆍ멸실 등을 반영하기 위해 1년마다 표본 보정을 한다. “일부 신축 아파트는 시세가 형성되지 않아 정확한 가격을 파악하기 어렵고 등기 이전 등의 문제 때문에 통계 표본에 즉시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부동산원의 공식 입장이다. 최근 들어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런 시세변화는 바로 반영하지 못하는 셈이다.
실거래가를 조사하는 한국부동산원 통계 조사방식과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입력하는 가격을 바탕으로 조사하는 국민은행 통계의 차이도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는 실거래가가 신고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거래가 적을 경우 집값 변동 폭이 작게 나타나는 구조다. 반면 국민은행 가격이 바로바로 반영되지만, 중개업소가 입력하는 가격이 실거래가가 아닌 호가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주택통계 지수검증위원회를 새로 만들어 운영하고 아파트 표본 수를 주간조사의 경우 3만2000가구, 월간은 3만5000가구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