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감한 제1대 국수본부장 공모에는 최종 5명이 지원했다.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57·사법연수원 23기)과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60·경찰대 1기) 등 전직 경찰 간부 2명, 이정렬 전 부장판사(52·23기), 이창환 변호사(54·29기), 김지영 변호사(49·32기) 등 현직 변호사 3명이다.
국수본은 검경 수사권조정 후속 조치로 경찰의 수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경찰청 산하에 신설된 조직이다. 수사국·형사국·사이버수사국·안보수사국 등을 두고 수사 업무를 총괄한다. 2년 임기의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으로 수사 사무에 관해서는 시도경찰청장을 지휘·감독하는 권한을 갖는다.
청와대와 경찰청 등이 국수본부장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채용하기로 한 것은 초대 본부장이라는 상징성 등을 고려해, 경찰청장 등 지휘부로부터 수사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사를 발탁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그런데 실제 지원자 명단이 나오자 일부 여권 성향 인사가 포함돼 정치적 독립성 훼손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이세민·백승호·이정렬·이창완·김지영 후보
백승호 전 학장이 지난해 1월부터 근무하고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선 최근 문재인 정부의 고위직 인사를 잇달아 배출해 주목을 받는다. 지난해 말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에 지명된 김진욱 헌법재판소 연구관,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된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김앤장을 거쳤다.
경찰청장 1명 추천, 대통령 2월 안에 임명 예정
이번 공모에 응시한 5명은 서류 심사에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찰청은 오는 15일 서류 심사 합격자를 발표하고 직무수행능력, 적격성, 공직관 등을 바탕으로 한 종합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2~3인으로 압축할 계획이다. 경찰청장이 최종 후보자 1명을 추천하면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한 뒤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경찰청은 다음달까지국수본부장 선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내부 발탁 가능성도…"임명권자 결정 따라 달라져"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초대 국수본부장은 수사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기에 임명되는 첫 책임자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은 물론 수사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며 “앞으로도 외부 개방직을 채용하겠다면 정치적 색채를 배제하고 전문성을 우선시할 수 있는 객관화된 지표가 마련돼야 한다. 내부에서 발탁한다면 외부에서도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