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전반적인 대출 태도는 가계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소폭 강화(-8포인트)될 전망이다. 특히 가계일반대출을 대상으로 대출 태도가 강화(-12포인트)되면서 신용대출의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주택대출(-6포인트)과 중소기업대출(-6포인트) 역시 대출 태도가 소폭 강화되면서 대출이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가계 신용대출, 두 분기 연속 조이기
실제로 지난해부터 가계 빚이 급증하며 저신용ㆍ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1700조원에 육박한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시중은행이 일시적으로 신용대출을 중단했었다.
앞으로 은행권의 대출은 더욱 깐깐해질 전망이다. 주식시장의 강세 속 가계의 ‘빚투(빚내서 투자)’ 위험이 커지면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열고 “최근 급증했던 고액 신용대출, 특히 긴급생활·사업자금으로 보기 어려운 자금 대출에 대해 은행권의 특별한 관리 강화를 당부한다”며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1월에는 금융위는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연 소득 8000만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의 규모와 사용처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코로나19 불확실성으로 중소기업 대출도 ‘깜깜’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면서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이어진 영향도 컸다. 항공업·여행업 등 코로나19에 취약한 업종의 매출 부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대출 만기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등으로 중소기업의 신용 건전성도 전반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예상이다.
대출 문턱 높아지지만…수요는 ‘증가 예상’
기업의 대출수요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코로나19 거리 두기 강화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기업 운영비용과 여유자금을 쌓으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