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새 80이 넘었습니다. 삶을 즐기지 못하면 남은 시간은 또 지나가 버릴 거예요. 인생을 즐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40년 넘게 교사로 일했던 캉 할아버지는 퇴직 후 개인 sns 활동을 시작했다.
할아버지와 캉캉은 조부모와 손자 관계이지만 쇼핑할 때만큼은 둘도 없는 형제다. 이들은 일주일에 3번 이상 만나 함께 쇼핑을 하고 영상을 촬영한다.
그는 개인 sns 계정뿐만 아니라 징둥, 알리바바 등 대형 IT기업에서 주최하는 이벤트, 광고에 섭외되며 패션 인플루언서로의 인생의 2막을 바쁘게 보내는 중이다.
치파오를 우아하게 차려입고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들. 평균 나이 65세의 스상나이나이퇀(时尚奶奶团 트렌디한 할머니 모임)이다. 농구 선수, 회계사, 사서, 교사로 평범한 일상을 보냈던 이들은 은퇴 후 우연히 해당 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중국 쇼트 클립 플랫폼 콰이서우(快手),더우인(抖音 틱톡) 등에서 1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으며 대부분의 팬들이 젊은 세대다.
이들은 주로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이나 광고 및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중국의 고령 인구와 기술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다. 쇼핑, 은행,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의 모든 측면에 기술이 스며들면서 일각에선 일부 노인들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노령층 확대 따른 `실버 시장'을 겨냥하려는 사업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중국은 최근 노인들이 치료, 레크리에이션 활동, 공공 서비스에 접근하기 위해 스마트 기술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정책을 도입했다.
중국 광장춤부터 재즈와 볼룸 댄스에서 힙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춤을 교습하는 탕더우는 2019년에 2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중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 화장품 및 오프라인 활동 등으로도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东)에 따르면 2020년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의 수는 2017년에 비해 78% 증가했고 브랜드 수는 거의 두 배가 되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타오바오 내 50세 이상 사용자의 수는 3000만 명 이상으로, 이들 중 20%는 60세 이상이다. 텐센트 계열 위챗의 경우 약 10억 명의 유저 가운데 6천300만 명이 55세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대국 중국의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시름도 깊어지지만, `실버 시장'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차이나랩=김은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