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가전의 예술적 콜라보 ‘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
지난해 12월 LG전자가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를 새롭게 선보였다.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화면으로 구현된 이 아트갤러리는 LG전자가 전개하는 첫 예술 공간이다. 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는 시그니처관과 기획전시관으로 구성됐다. 시그니처관은 LG전자의 초프리미엄 가전인 LG 시그니처에서 영감 받아 설계된 가상현실 공간으로 냉장고, 세탁기, 올레드 TV, 에어컨 등 각각의 제품이 전시된 4개의 존으로 나눠지고, 각 전시존을 화면으로 이동하며 볼 수 있다. 또 화면은 마우스를 통해 360도로 회전돼 관람자는 공간의 위, 아래, 양 옆까지 모두 살필 수 있다.
새로운 형식의 아트플랫폼
김환기 화백 특별전도 펼쳐져
365일, 24시간 온라인 관람 가능
4개의 존으로 구성된 가상현실공간
국내외 작가 전시로 꾸민 기획전시관도
- LG 시그니처 디지털 아트 갤러리,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 같다.
“건축가로서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갤러리 공간을 만들어볼 수 있는 기회라 정말 설렜다. 평소 해왔던 건축은 콘셉트가 확실하더라도 공사비, 각종 법규와 심의 등 제약이 따르기 마련인데, 이번 프로젝트는 현실의 제약을 넘어설 수 있는 디지털 공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 특별했다. 시공사가 아닌 애니메이션 회사와 공간을 구축해나가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이번 설계에 가장 중요하게 여긴 가치가 무엇인가.
“‘본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LG 시그니처를 처음 봤을 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느낌은 가전의 본질인 기능에 집중한다는 시그니처 철학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아트갤러리 역시 건축의 본질인 공간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건축은 무엇인가 만드는 작업 같지만, 건축물로 인해 생겨난 빈 공간을 사용하기 위한 작업에 더 가깝다. 그래서 건축의 본질은 외형이 아니라 공간 그 자체에 있다고 생각하고, 본질적 공간만을 머리 속에 남기는 설계를 하고 싶었다.”
-아트갤러리가 대자연 속에 숨겨진 이유는.
“건축물이 주는 물리적 공간보다는 자연의 현상을 체험하는 공간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러한 공간적 체험을 바탕으로 LG 시그니처의 본질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길 원했다. 자연 현상을 체험하도록 설계된 공간인 만큼, 자연 속에 있지만 자연과 경쟁하거나 압도하는 것이 아닌 그 일부가 되길 원했다. 또 겉으로 드러나는 건축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발견해가는 건축이 되길 바랬다. 그래서 일상에서 마주하기 어려운 대자연으로 설정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관람 포인트를 알려달라.
“각 전시존마다 다르게 구현된 빛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같은 빛이라도 두꺼운 물이나 얇은 물, 얼어있는 물이나 벽을 흐르는 물을 통해 나타나는 빛은 각기 다르다. 빛이 만들어내는 공간감에 대해서도 눈여겨보길 바란다. 또 공간은 스케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큰 화면으로 감상하는 걸 추천한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