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안철수 전격회동,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급물살타나

중앙일보

입력 2021.01.08 00:02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마치고 위원장실을 나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겉으론 서로 관심 없다는 듯이 나오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전격 회동하면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나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안 대표를 향한 국민의힘의 인력(引力)도 커지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만났다. 안 대표가 먼저 만남을 요청해 성사된 자리였다. 양측은 “새해 덕담을 나눴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둘의 만남에 대해 잘 아는 한 인사는 7일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안 대표에게 입당을 제안하며 ‘고민해 보고 전화를 달라’고 했고 안 대표는 웃으며 ‘알겠다’고 답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동안 “관심 없다”거나 “우리 당에 후보가 많다”고 했던 김 위원장이 직접 안 대표 의사를 타진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는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양측이) 분명히 얘기했기 때문에 적정한 시기가 도래하면 그때 가서 얘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안에게 입당 여부 타진
안철수 “야권 지지자들 공감이 중요”
오세훈 “안철수 입당하면 불출마”

국민의힘 보선 후보들도 안 대표를 향해 “입당하거나 합당을 결단해달라”고 압박했다. 유력 당내 주자인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거나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간 합당이 이뤄지지 않으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단일화를 통한 야권 승리는 문재인 정권 폭주와 연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이를 위해 안 대표에게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합당을 결단할 것을 간곡히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건이 충족될 경우 “저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날 서울시장 보선 출마 선언을 한 같은 당 오신환 전 의원도 “이제 안 대표가 답할 차례”라고 가세했다.
 
안 대표와 국민의힘 사이에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안 대표가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양당 합당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야권 후보) 단일화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서울시민들과 모든 야권 지지자들의 공감대”라고 말했다. 합당에 대해 아직은 조심스런 견해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