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변이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데가 있다. 바로 국립인천공항검역소이다. 국내 12명의 변이 바이러스 환자 중 5명을 검역대에서 찾아냈다. 그 최전선에 인천공항검역소 강소현(42) 검역 2팀장이 있다.
변이바이러스에 비상
코로나 작은 영웅 ③ 인천공항 강소현 검역2팀장
"1년 간 노하우 쌓였다. 코로나 종식까지 공항 지킨다"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로 번진 상황에서 어디에서 들어올지 모른다. 강 팀장은 “요즘 정말 핫하다(뜨겁다)”고 말한다. 그는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긴장도가 확 올라갔다”며 “(검역관들은) 환자를 놓치지 않으려 위험지역 방문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건강상태를 더 세심히 살핀다”고 말했다.
공항 검역대에서 거른 환자들
검사 거부자 때문에 힘들 때가 더러 있다. 지난해 5월께 60대 여성이 열이 나서 검사를 요청했더니 “왜 내가 검사를 받아야 하나”며 마스크를 내린 채 소란을 피웠다. 강 팀장이 나섰다. 이 여성은 ‘턱스크’ 상태로 침을 튀기며 삿대질에 고성을 질렀다. 2시간 설득 끝에 검사를 받게 했고, 양성이었다.
불쾌감 표시하는 입국자도
강 팀장을 비롯한 검역관은 늘 ‘놓치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입국자와 접촉하니 감염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때 못 먹고, 제때 못 잔다. 밤 11~12시, 새벽 3~4시에 항공편이 몰린다. 그 사이에 쪽잠 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강 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체중이 7㎏이나 불었다.
시민들의 응원
검역관 위상도 달라졌다. 그 전에는 농림축산 검역본부 동물검역관과 착각해 질병청 검역관에 햄·소시지 등을 내민 웃지 못할 사례도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딸의 응원편지 그리고 선물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캐나다에 1년 살려고 떠났던 사람이 ‘동양인 바이러스’를 손가락질하던 현지인에게 테러를 당한 뒤 귀국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강 팀장은 “정말 짐이 많았다. 꽤 오랜 시간 준비했다는데…”라고 회상했다.
강 팀장은 검역소에 온 지 3년 지났다. 강 팀장에게 물었다.
- 빼달라고 하지 않느냐.
-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옮기는 게 적절하지 않다. 1년간 노하우가 쌓였다. 방역 최일선 근무라는 사명감이 있다. 코로나 종식 때까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
- 가족이 걱정하지 않나.
- “검역소 직원 중 확진자가 없다. 개인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 된다.”
- 공항이 ‘뚫렸다’는 비판을 받을 때가 있는데.
- “그런 표현이 조금 서운하기는 하다. 무증상자는 본인도 감염 사실을 전혀 모르다가 확진된다. 검역대에서 100% 잡지는 못한다. 그래서 지역사회에서 2주간 격리해 진단검사를 받게 한다. 이중 감시가 작동한다.”
인천=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