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지지층 반발에도···이낙연 재차 "사면 입장 변함없다"

중앙일보

입력 2021.01.04 08:36

수정 2021.01.04 09:18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과 관련해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적절한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4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진행된 인터뷰에서 “새해에는 통합의 기운이 국민 사이에 확산되고 갈등이 완화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일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있을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했다.
 
여당 대표의 이같은 깜짝 메시지는 여권 내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이 대표는 지난 3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논란 봉합에 나섰다.


민주당은 최고위에서 당사자의 반성이나 국민 공감대 등이 없으면 사면은 안 된다며 사면 논의를 사실상 재론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사면과 관련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힌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이 대표는 같은 날 “지금은 국민이 둘로 갈라져 있다. 국민의 힘을 모아야만 국난을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할 수 있다”며 “그렇게 하자면 정치가 복원되고 다시 활발해져야 한다. 그런 큰 틀에서 저의 고민을 충정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므로 시기를 말씀드리는 것은 저의 영역을 벗어난다”며 “‘적절한 시기’라고만 말씀드리겠다. 상황을 봐야 하고 또 여러 의견을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 대표로서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하기 전에) 충분히 고려하고 여러 의견을 듣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문 대통령과의 두 차례 독대에서 사면 문제를 의논했느냐는 물음에는 “청와대와 교감은 없었다. 문 대통령과 구체적인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국무총리로 일할 때부터 대통령의 생각이 어디 있는지 짐작해온 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도 사면에 긍정적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말씀은 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