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연속 증가한 수출…12월 기준 최대실적
수출 흐름도 좋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11월(4.1%)이어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증가 폭(4.1%→12.6%)은 더 키웠다. 총수출이 2개월 연속 늘어난 것은 25개월 만이고, 두 자리 수 증가는 26개월 만이다. 하루 평균으로 계산한 수출액(21억4000만 달러)도 7.9% 증가하며 올해 최고치를 넘어섰다. 수입액은 444억6000만 달러(1.8% 증가)로 소폭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69억4000만 달러로 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오나…수출 30.0%↑
3년 만에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상승 추세)’을 기대하는 반도체는 2019년과 비교해 지난해 12월에만 수출액이 30.0%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월별 기준으로 6개월 연속 늘었는데, 이 중 최근 4개월 연속 두 자리수 증가했다. 25개월 만에 최장기간 상승이다.
비대면 경제 확산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디스플레이도 월별 기준으로 지난해 최고 수출액(21억1000만 달러)을 달성했다. 무선통신기기는 5년 2개월 만에 최고 증가율(39.8%)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진단키트 수출실적 늘면서 바이오헬스도 역대 수출액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18억3000만 달러)했다. 또 그동안 부진했던 일반기계도 2019년 이후 최대 실적(47억5000만 달러)을 내면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12월 7개 지역에서 수출액이 늘었다. 특히 4대 시장인 중국(3.3%)·미국(11.6%)·EU(26.4%)·아세아(19.6%)에서 2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 이어갔다.
지난해 총수출은 2년 연속↓
지난해 수입도 4672억3000만 달러로 2019년과 비교해 7.2% 줄었다. 다만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많이 줄어 무역수지는 456억2000만 달러로 12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전체 수출은 부진했지만 내용 면에서 보면 반등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반도체·컴퓨터 같은 주력 품목은 물론 바이오헬스·2차전지 등 신산업도 성장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반도체는 991억8000만 달러(5.6%)로 2018년(1267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실적을 냈다. 바이오헬스는 사상 첫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2차전지도 5년 연속 연간 최고액(75억1000만 달러) 경신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진단키트·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품목 선전이 눈에 띈다.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33.6%) 불구하고 수출 품목 고도화로 수출단가는 2년 만에 오히려 증가(0.6%)했다.
변화하는 통상환경·환율리스크가 변수
환율리스크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지난해 3월 1200원 선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00원 선 밑으로 내려왔다. 미국이 경기 부양책을 계속하면 이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총수출은 3.4% 감소한다”고 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수출은 지난해 기저효과 등과 주요국의 경기회복 등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남아있고, 미국 새 행정부와 중국과의 무역마찰, 원화 강세 및 달러 약세 추이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것이 변수”라고 짚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