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게시물은 최근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삼성전자가 이달 14일 발표할 ‘갤럭시S21’를 시작으로 충전 어댑터를 기본 패키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해서다. 앞서 브라질·유럽 등지의 전파인증 단계에선 S21 패키지에 전원 어댑터와 유선 이어폰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곳에서 판매 예정인 S21의 제품 박스에는 스마트폰 본체와 USB-C 케이블만이 포함될 전망이다.
14일 발표할 갤럭시S21부터
기본 패키지서 빼기로 결정
원가 절감…사은품으로 줄 수도
삼성은 애플의 제품 전략을 따라 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 2014년 갤럭시S5가 상당한 판매 부진을 겪자 삼성은 이듬해 S6부터 탈부착 배터리를 포기하고, 아이폰처럼 일체형 디자인을 택했다. 2016년 애플이 아이폰7과 함께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출시하며 스마트폰에 이어폰용 단자(3.5파이 단자)를 제거하자 삼성도 3년 뒤인 2019년 노트10부터 USB용 단자만 남겼다.
당시에도 삼성은 “배터리를 갈아낄 수 없어 불편하다” “이어폰을 쓰려면 별도 기기(젠더)가 필요하다”며 영상 광고와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통해 애플을 깎아내렸지만, 결국 시차를 두고 모방했다. 노트20 미국 판매분의 경우 아예 이어폰과 케이스를 기본 구성품에서 제외했다.
샤오미도 최근 ‘미 11’을 발표하면서 충전 어댑터를 제외하기 시작했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28일 “제품 포장이 얇고 가벼워졌다. 많은 사람이 별도의 충전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 더 지급하는 건 환경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샤오미는 이용자 불만을 고려해 충전 어댑터를 포함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 두 가지 형태로 미11을 판매한다. 가격은 3999위안(약 67만원)으로 동일하다.
스마트폰 메이커가 충전 어댑터를 제품 박스에서 빼는 이유는 원가 절감 측면이 크다. 애플은 이에 대해 “세상에는 20억 개가 넘는 애플 전원 어댑터가 있다. 아이폰 박스에서 전원 어댑터와 이어폰을 제외하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며 환경 명분을 내세웠지만, 5G 모뎀칩을 비롯해 원가 상승 요인을 최대한 줄여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충전 어댑터를 기본 구성품에서 제외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식 출시 전까진 구체적인 사양에 관해 확인해줄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