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김 후보자의 수사 경험 부족과 대치동 전세, 1억대 바이오 주식 보유 등 '청렴 후보' 논란이 공수처장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 동의 과정의 쟁점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추천위서 "공수처장이 스펙 쌓기위한 자리 아냐" 논란
1999년 조폐공사 특검서 특별수사관 2개월 수사 경험
대치동 12억5000만원 전세, 코로나19 진단 바이오주
1999년 조폐공사 특별수사관 2개월 경험…"수사경험 부족"
김 후보자는 1992년 연수원을 수료한 뒤 공군 법무관을 마치고 1995년부터 3년 간 서울중앙지법·서울북부지법 판사로 재직했다. 이후 1998년부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근무했으며, 2010년부터 현재까지 약 10년간 헌법재판소에 몸담고 있다. 2012년 이강국 전 헌재소장 비서실장일 때는 미국 법관들과 면담 때 영어 통역을 맡을 정도로 어학 능력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형수사나 특별수사 경험은 거의 전무하다. 변호사 시절 1999년 10월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강원일 특별검사팀에서 특별수사관으로 2개월 일했던 게 전부다.
그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종민 변호사(순천지청장 출신)는 "공수처는 제2의 검찰로서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등 조직 규모도 있어 탁월한 수사 경험은 물론 충분한 조직운영 경험과 관리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며 "김 연구관이 공수처장으로 충분한 자격을 갖췄는지 극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연수원 동기 변호사도 "차라리 헌법재판관이나 법무부 장관에 더 적격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13억 대치동 전세, 억대 코로나 관련주 보유…"청렴 후보" 논란도
후보 추천 과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자녀교육 때문에 ‘사교육 일번지’인 대치동에 전세를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청렴하다던가 서민으로 미화할 건 아니다”라고 했다.
공수처 추천위원회 심사 과정에서도 위원들이 이미 이런 점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김 연구관은 아파트 보증금을 포함해 전 재산이 20억원대라고 한다. 김앤장에서 10년 이상 전관 변호사로 일했기 때문에 재산 증식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볼 것은 아니지만, “청렴하다”는 공수처장 후보 사유와는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PCR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미코바이오메드 주식을 1억원 이상 갖고 있고 삼성전자 등 다른 주식들도 1100만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가 박근혜 대통령의 2013년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지명 당시 기자들에 "이 후보자가 소장이 되면 헌재 위상에 문제가 생긴다. 연구관들이 기피하는 재판관 1순위"라고 말하며 반대에 앞장 선 점과 문재인 정부 들어 법무부 인권국장에 공모에 나선 건 친정부 성향을 드러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꼭두각시 공수처장 전락할 것" 우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인은 “김 연구관이 리더십이나 조직 장악력이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공수처장을 꼭두각시로 만들도 공수처 차장이 실권을 쥐고 휘두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했다. 김 연구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공수처장에 오르게 되면 내년 초쯤 공수처를 공식적으로 이끌게 된다.
이 후보자 지명은 야당 측 추천위원인 한석훈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와 이헌 변호사가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김진욱 후보자와 이건리 권익위 부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의결한 데 대해 무효확인 청구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법적 소송에도 휘말린 상태다.
이들은 "추천위 후보자 심사 도중 위헌적 공수처법 개정으로 야당 추천위원들의 반대 의결권을 박탈하고, 심사대상자 제시권과 심사 의결권을 부정해 위법, 부당할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공수처를 권력자를 비호하는 친위기관으로 전락시켰다"라고 주장했다.
박사라ㆍ김민상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