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상원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기존 최대 600달러(약 66만원)에서 2000달러(약 219만원)로 높이려는 발의안에 대한 민주당의 표결 시도를 저지했다. 지원금 상향은 민주당이 바라는 것이기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19 부양책 서명을 미루면서까지 강력하게 요구해온 것이다.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재난지원금 상향 저지
트럼프가 거부한 국방수권법은 재의결 시사
"의회 장악했던 트럼프, 영향력 한계 보여"
트럼프 "약하고 지친 지도부" 맹비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매코널이 지원금 상향안을 전혀 상관없는 당파적인 문제와 연계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방수권법은 표결 절차 돌입
이날 2021년도 국방수권법(NDAA) 표결 문제를 두고도 공화당 지도부와 트럼프 대통령이 갈라서는 모습이 연출됐다. NDAA는 7400억 달러(약 801조원) 규모의 국방·안보 관련 예산과 해외 주둔 미군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법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하 양원을 통과한 법안에 지난 23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28일 하원이 압도적 찬성으로 재의결했고, 이제 상원만 통과하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무효가 된다.
이날 매코널 원내대표는 상원도 30일 표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법안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라며 “나는 투표에 앞서 공화당 동료들에게 다시 한번 법안에 대한 지지를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도 공화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날도 트위터에 부정 선거 주장을 반복하며 “우린 새롭고 활기찬 공화당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 지도부(물론 나는 제외하고)는 한심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AP통신은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임기 내내 의회에서 공화당 기강을 잡는 데 성공했고, 그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공화당원은 거의 없었다”며 “NDAA 표결은 퇴임을 몇 주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 영향력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지도부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과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논평이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