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4명이 무섭다고….”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는 지난 16일부터 코호트(동일집단) 격리가 시작됐다. 하루 전, 환자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잇따라 감염자가 나오면서다. 이곳에 입원한 환자들은 모두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로 요양보호사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28일 구로구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봐주던 요양보호사 4명이 집으로 돌아갔다. 요양병원이 코호트 격리 중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에 감염될까 무섭다”는 이유로 자가격리를 요청해서다. 구로구 관계자는 “누구도 손가락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환자들에겐 요양보호사가 절실하지만, 역학조사관 판단에 따라 코호트격리든, 자가격리든 가능한 상황이라는 게 요양병원 측의 설명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요양보호사들이 코호트를 못하겠다고 해서 자가격리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까지 해당 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 규모는 170명에 이른다. 지난 27일 추가된 확진자는 환자 7명과 요양보호사 2명, 간호사 2명이다. 통으로 격리를 하다 보니 병원 안에서 확진자가 늘어도 조치가 어렵다. 서울시는 최초 확진자로부터 환자, 요양보호사로 감염이 퍼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검사를 하고있지만, 감염이 일어난 지 2주째 확진자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환자 50여명 병원 이송 대기 중
환자를 돌봐줄 요양보호사들이 '감염 우려'를 이유로 자택격리를 원하면서 일손이 부족해지자 구로구는 자체적으로 간호사를 구하고 나섰다. 구로구청이 직접 10명의 간호조무사 채용에 나섰다. 구로구 관계자는 “요양병원 감염 전담병원을 지정해 확진자가 나오면 빨리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답”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자택 대기 형태가 아니라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는다”며 “중증환자, 증상이 악화한 환자는 중증환자 전담병원으로 이송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생겼을 때는 돌봄 서비스가 같이 들어가 관리를 해야 하는데, 일반 감염병 전담 병원보다 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