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도 돌직구' 여가부 장관 후보, 안희정 논란엔 달랐다

중앙일보

입력 2020.12.24 16:51

수정 2020.12.2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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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상 조문 논란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자의 이 발언은 "2차 가해가 맞다"는 여성단체의 의견과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정 후보자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안 전 지사 조문 논란에 대한 견해를 묻자 "우리나라의 조의를 표하는 문화와 연관되는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자는 2차 가해의 개념에 대해 "법에 따르면 2차 가해는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특정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 또는 피해자의 신원과 정보 공개하는 행위에 국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앞으로 2차 피해의 정의나 이런 것들이 유연하게 변화돼야 한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 말씀하신 첫 번째 사례(안 전 지사 모친상 조문) 같은 것은 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 좀 의문이 든다"고 부연했다. 


지난 7월 수행비서에 대한 성폭력으로 실형을 받고 복역 중인 안 전 지사가 모친상을 당하자 빈소에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면서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빈소를 방문하진 않았으나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힌 조화를 보냈다. 
 
정 후보자의 안 전 지사 모친상 조문에 대한 답변 방향은 그동안 청문회에서 '친여(親與) 인사일지라도 할 말은 한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과 다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권력형 성범죄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밝히는가 하면 '여성은 화장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의 아침 식사를 꺼린다'고 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을 "여성에 대한 편견이 포함돼 부적절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여성 비하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책을 두고 "왜곡된 성의식에 의한 글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체적으로 다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혹평했다. 
 
탁 비서관을 퇴출해야 한다는 여성계 요구에 대해선 "대통령 비서실 인사에 관해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향후 대통령에게 관련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