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다”던 골프 회원권, 올해 코로나 특수에 21.1% 올라

중앙일보

입력 2020.12.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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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회원권 가격이 108% 오른 남촌 CC. [사진 남촌 CC]

2020년 골프장의 회원권 가격이 21.1% 오른 것으로 회원권 거래업체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조사 결과 나타났다. 올 1월 3일부터 12월 7일까지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로 23일 발표했다. 수도권이 22.4% 올랐고, 제주 21.4%, 영남 16.2%, 호남 8.5% 순이다.

 
2014년부터 “골프장 회원권 시장은 끝났다”는 얘기가 나왔다. 골프장이 늘어나 회원권이 없어도 부킹이 쉬워졌다. 회원제 골프장의 무더기 부도로 인해 회원권이 휴짓조각이 되기도 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주식 시세를 원용해 발표하는 ‘에이스피(ACEPI)지수’는 2014년 12월 681이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3월 찍은 최고점 1715에서 60%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8월 1000을 회복했고 12월 7일 기준 1024다.
 
올해 회원권이 오른 이유는 저금리로 인한 유동자금 증가도 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골퍼들이 해외로 나가지 못해 국내 부킹이 어려워져서다. 회원제라도 부킹이 제대로 되지 않는 골프장의 회원권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었고, 확실한 부킹을 보장해주는 초고가 회원권이 많이 뛰었다. 초고가 회원권은 55.7%, 고가와 중저가는 19% 정도 올랐다.


올해 극심한 부킹 난으로 인해 회원제 골프장에서 분쟁이 잦았다. 매출 단가가 높은 비회원에게 많은 시간을 배정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회원권을 분양해 부킹이 어렵거나, 식음료 등에 많은 돈을 쓰지 않는 회원에 부킹 불이익을 주는 골프장들에서다.
 
이런 골프장에 실망한 골퍼들은 부킹이 잘 되는 명문 골프장에 눈을 돌렸다. 부동산 시장의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과 유사하다. 경기 곤지암의 남촌은 108.3%(6억원-12억5000만원) 올랐고, 남양주의 비전힐스는 91.5%(4억7000만원-9억원) 상승했다.  
 
에이스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부킹 난에 시중에 돈이 많고, 회원권 투자수요까지 다시 살아나 내년에도 초고가 중심으로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