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처분 집행정지 2차 심리가 24일 예정된 가운데, 재판장인 서울행정법원 홍순욱 부장판사는 법무부와 윤 총장 측에 보낸 질의서에 이 문항을 포함했다.
법원까지 온 한동수-윤석열 '문자 통보' 사건
지난 4월 한 감찰부장은 채널A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와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가 나오자 휴가 중인 윤 총장에게 이 사건 감찰을 개시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윤 총장에게 감찰 여부를 묻는 게 아니라 개시를 이미 결정한 뒤 통보한 것이다. 그러자 윤 총장은 감찰을 중단케 한 뒤 진상조사를 대검 인권부에 맡겼다.
징계위원회는 이를 두고 윤 총장이 ‘측근을 보호하기 위해 대검 감찰부에서 적법하게 개시된 감찰 사건을 부당하게 중단시킴으로서 검찰총장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의결서에 적었다. 검찰 고위 간부에 대한 감찰은 원래 대검 감찰부에서 맡도록 감찰본부 규정에 적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인권부에 맡겨 감찰의 ‘골든 타임’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징계위는 이후 인권부가 별다른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 못하는 사이 채널A 기자가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포맷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감찰 방해" vs "총장의 권한 행사"
법원은 대검에 소속된 감찰부가 검찰총장의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감찰을 개시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본질적으로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징계위 회의에서 윤 총장 측은 ‘검찰총장은 검찰 내 사무를 총괄한다’는 규정에 따른 총장의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주장한 반면, 윤 총장의 징계를 주장한 쪽에선 대검 감찰부는 독립된 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술서에 '윤석열 부적절 발언' 모아낸 한동수
이외에 법원은 질의서에 윤 총장의 ‘판사 사찰’ 혐의와 관련한 상세한 질문을 담았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작성한 ‘재판부 분석 문건의 용도가 무엇인지 소명하라’는 주문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질의서 내용 중에 판사 사찰과 감찰 방해 이 두가지 질문은 징계의 실체적 근거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집행정지 재판이 본안 사건의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이 최종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