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근 서울 한남동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테슬라 전기차 화재 사건의 수사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 조사하는 한편 국내 자동차 회자의 자문을 받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과수 감식 결과 1월 중순 나올 듯
경찰 관계자는 “복잡한 기술이 적용된 차량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정확한 경위 파악에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학계 전문가나 국내 전기차 기업인 현대차 등의 조언을 받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오후 9시 43분 윤모 변호사(60)의 테슬라 ‘모델X’ 차량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다 벽에 충돌한 데 이어 화재가 발생했다. 운전대를 잡은 대리기사 최모(59)씨는 탈출해 목숨을 건졌지만, 조수석에 타고 있던 윤 변호사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했다. 불은 1시간 여 후인 10시 48분에 완전히 꺼졌다.
운전 미숙인가, 차량 결함인가
경찰은 또 윤 변호사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충돌 사고에 의한 것인지, 화재 때문인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충돌 사고 직후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사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 화재로 불에 타거나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화재 탓이라면 차량 배터리에 결함이 있는지도 규명 대상이다. 일각에선 “아파트 보안 요원이 전기화재에 적합하지 않은 일반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하다가 불을 키웠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일부에선 “대리기사 최씨가 윤 변호사의 탈출을 막은 게 아니냐”는 주장을 했지만, 경찰은 “윤변호사의 탈출 방해 등 타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차량 화재에 “밝힐 부분 없어”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