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마그나와 조인트벤처(JV)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을 내년 7월 설립하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두 회사의 합작회사는 인천과 중국 난징에서 모터·인버터(전기차 모터를 제어하는 장치)·전기주행시스템 등 전기차(EV)용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계열 부품을 생산한다.
차 부품 세계 3위 마그나와 합작사
5180억 투자해 전장사업 확대
배터리와 함께 차세대 먹거리로
전기차 적극 대응 위한 승부수
LG전자 주가 12년 만에 상한가
업계에서는 친환경차와 전동화 부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의 전장 부품 기술력과 마그나의 엔지니어링 역량이 만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쉐보레 ‘볼트 EV’와 재규어 ‘I-PACE’ 등에 탑재되는 전기차 전장부품을 공급하며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 들어선 GM 계열 캐딜락에 납품하고, 프랑스 르노로부터 ‘혁신 부문 차량용 디스플레이 우수 공급사’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구광모 ㈜LG 대표가 배터리와 함께 주력 사업으로 키우는 분야다. 2년 전에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조명회사 ZKW를 1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투자도 이어나갔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새 합작법인을 통해 마그나의 글로벌 대형 완성차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다. 또 LG전자가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인 모터와 인버터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장 신규 수주가 늘고, 조기에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10월 “전장사업은 내년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마그나가 과거 애플과 ‘애플카’ 생산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던 만큼 향후 애플의 차세대 전기차 계약을 따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마그나는 완성차 위탁생산에 일가견이 있다. 애플이 향후 전기차 생산을 마그나에 맡길 수도 있다”며 “LG와 애플·마그나 간 관계를 고려할 때 신설 합작회사가 자동차 부품을 애플카에 납품하는 구도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기대감에 이날 LG전자 주가는 11만9500원으로 마감하며 전일 대비 29.61% 올라 가격제한선까지 치솟았다. LG전자의 상한가는 12년 만이다. 이날 상승으로 시가총액은 4조5000억원이 증가하면서 시총 순위는 코스피 23위에서 16위로 뛰었다. ㈜LG·LG디스플레이 등 다른 LG 계열사 주식도 줄줄이 급등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