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해외문화홍보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홍보원 측은 10~12월 동남아 및 유럽 국가 TV 방송, 옥외광고 등에 K방역을 홍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예산은 3차 추경 때 편성됐다.
해외문화홍보원, TV나 옥외 광고
태국·베트남은 하루 확진 한 자릿수
광고는 과거 수십 년 동안 면 마스크를 지원 받은 한국이 이제 6·25전쟁을 도운 국가들에 일회용 마스크를 나누고 있다는 내용, 또 한국이 코로나19를 제어한 한국식 모델(K방역)을 공유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한국의 워킹스루 방식의 코로나19 진단 영상도 나온다.
백 의원은 “정부가 백신을 구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했을 기간에 K방역 홍보에만 정신을 쏟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현재 전국이 병실과 의료진 부족으로 비상상황이고, 병실을 구하지 못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지는데 해외에서 K방역의 성공을 나누고 싶다는 광고를 낸 게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전 국민이 접종 가능한 백신 물량을 확보한 싱가포르와 일일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인 태국·베트남·캄보디아 등에 K방역을 홍보해 웃음거리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에서 869명의 확진자가 나온 21일 베트남(인구 9733만 명·누적 확진자 1413명)은 2명, 태국(인구 6979만 명, 누적 확진자 4907명) 0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백 의원은 “한국보다 코로나19 방역 태세가 우수한 국가들에 혈세를 사용하면서 K방역을 홍보한 것은 누가 봐도 보여주기식 예산 낭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홍보원 측은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정한 것은) 특별한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치권에선 청와대에서 강조하는 신남방정책에 호응하는 성과를 보이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