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미래다] “AI·바이오 분야, 학문을 넘어 실무 활용 가능한 인재 키울 것”

중앙일보

입력 2020.12.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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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발달할수록 인간성 회복이 절실하다.”  

 
권대봉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은 인공지능 시대를 마주하는 현 상황에서 이렇게 말한다. 현재 인천재능대는 인공지능과 바이오 활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첨단 과학기술교육 ▶직업철학교육 ▶인성교양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 학생이 소명의식을 가진 직업인으로서 삶의 철학을 정립하고 존재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권 총장으로부터 인천재능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었다.

권대봉 인천재능대 총장은 대학이 인공지능과 바이오 분야 선도대학으로 자리 잡고, 학생은 미래 필수적 직업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인천재능대]

총장 취임 1년을 맞았다.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두고 일을 추진했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격한 변환시대를 맞이했다. 우리 대학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발 빠르게 비대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안전한 대학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밤낮없이 1년이라는 시간을 달려왔다. 코로나19 속에도 ‘멈춤 없는’ 학생 지원을 위해 대면·비대면 병행 수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시점부터 양질의 온라인 강의를 제작할 수 있는 매체제작실을 새롭게 구축했다. 또 체계적인 비대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습관리시스템을 개선했다. 새로운 가치와 기술을 학생에게 열어주기 위해 연구소도 만들었다. ▶AI바이오연구소 ▶AI산업연구소 ▶AI교육연구소 ▶AI바이오 코스메틱연구소 신설로 전문분야별 교육혁신을 위한 토대부터 다지고 있다. 변환시대에 서 있는 만큼 미래를 만들어나갈 학생의 잠재력을 더 크게 키워야 한다.”
 
인공지능과 바이오 특성화 대학으로 혁신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세계적 경영컨설팅사인 맥킨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기업 70%가 AI를 활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공지능 산업에 석박사만 필요한 게 아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효율적으로 실무를 수행하는 AI 활용 인재가 필요하다. 바이오 분야는 인천대능대가 위치한 인천 지역의 핵심 전략산업 중 하나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 송도에 자리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는 송도국제도시를 ‘K-바이오’를 선도할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장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재능대 학생이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인공지능과 바이오 분야로 특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21년부터 송림캠퍼스는 ‘AI 특화 캠퍼스’로, 송도캠퍼스는 ‘바이오 특화 캠퍼스’로 운영할 계획이다.”

권대봉 인천재능대 총장 인터뷰

매체제작실 새롭게 구축
AI·바이오 관련 연구소 신설
양질의 온라인 강의 기반 마련
AI 원스톱 취업지원센터
전국 대학 최초로 개설
‘취업에 강한 대학’ 이어갈 것

인공지능 분야와 바이오 분야 특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인천재능대 학생은 2020년 1학기부터 인공지능 계열뿐만 아니라 모든 학과에서 AI 관련 교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각자 전공 분야에서 AI와 소통하고 AI를 활용할 줄 아는 미래의 필수적인 직업 소양을 기르고 있다. 전문대학원 수준에서 수행하는 인공지능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은 고도화된 연구는 그들이 맡는 것이 맞다. 우리 대학은 다른 차원, 즉 인공지능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는 휴먼웨어를 개발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유아교육과에서는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유아를 이해하고 지도하는 유아교육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바이오 분야는 지역 산업체와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세계적 수준의 연구력과 네트워크를 갖춘 벨기에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와도 협업하고 있다.”
 
다른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토론식 대화학습실 ‘자율·창의 아고라’는 무엇인가.
“지금 대학생은 뉴노멀 시대를 만들어갈 세대다. 없던 것을 새롭게 일구는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토론식 대화학습실 ‘자율·창의 아고라’는 학생이 ‘생각을 생각’해 ‘마음 밭’을 일구도록 도와주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고려대에서 학생들을 지도했던 대화식 교수법, 징비록의 저자인 서애 류성룡 선생의 ‘학이사위주(學而思爲主)’의 메타인지 학습과 이스라엘의 하브루타식 교육을 동시에 실현하고자 구축했다. ‘자율·창의 아고라’에서는 질문과 토론 중심의 온·오프라인 결합 플립러닝(Flipped Learning)과 팀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게 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 방법을 끌어내는 과정을 통해 협업역량과 창의력을 계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 대학 최초로 AI 원스톱(One Stop) 취업지원센터를 개설했고, 취업에 강한 대학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비결이 있다면.
“지난 9일에는 전국 최초로 ‘AI 원스톱 취업지원센터’를 구축했다. AI를 활용해 취업 지원을 위한 5단계를 한 공간에서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학생의 성공과 행복한 미래 만들기를 위해 취업 지원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대표적으로 학생-교수 간 1대1 밀착 멘토링이 있다. ‘1대1 밀착 멘토링’ 시스템은 필수전공 수업으로 인천재능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수해야 한다. 또 센터 내 취업프로그램 안내와 방역 관리는 ‘AI 자율운행 안내 로봇’이 진행하고 있어, 센터 입구에서부터 AI 시대를 살아갈 청년에게 뉴노멀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기업·대학·정부기관·국제기구 등에서 두루 일한 HRD(인적자원개발) 분야의 개척자로서 생각하는 한국 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은.
“평균 인재를 양성하는 2차 산업화시대의 표준화 규격화 정형화 교육의 틀은 유통기한이 지났다. 인공지능과 바이오생명과학이 세상을 바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으로 교육생태계를 바꿔야 한다.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재능이 다르다. 또 재능은 생각하는 힘을 키워서 일구어나가는 것이다. 마음 밭을 일구고 재능을 키워서 발현하는 출발점이 대학 시기다. 대입 전까지의 한가지 재능만을 평가해 학생을 일렬종대로 줄 세우는 교육의 패러다임은 한참 때가 지났다. 미래 세대가 각자의 재능을 꽃피우려면 ‘일렬횡대’로 설 수 있는 교육이 가능하도록 새롭게 판을 짜야 할 때다. 또 기술이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는 전인교육과 평생직업교육이 중요하다. 대학교육도 평생직업교육의 큰 틀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 산업계와 사회가 견고하게 발전하려면 전문대학 수준의 AI와 바이오 활용 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다.”
 
 
중앙일보디자인=송덕순 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권대봉 총장=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쌍용그룹에서 일한 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같은 대학에서 교육학을 가르쳤으며 삼성전자·현대자동차·세계은행의 HRD(인적자원개발)를 컨설팅했다. 고려대 사범대학장 겸 교육대학원장, 교육인적자원부 주요업무평가위원장, 국무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제5대 원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1월 인천재능대 총장에 취임해 인공지능과 바이오 선도대학으로 특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