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지만 독일처럼 강력한 조치를 하는 건 조심스럽다. 자영업자가 너무 많아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자영업 종사자 수는 656만3000명에 이른다. 전체 취업자(2724만1000명)의 24.1%다.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 넷 중 한 명은 자영업으로 먹고산다.
취업자 24%가 자영업자인 한국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쉽게 못해
좋은 일자리 만들기 꾸물대더니…
이들 나라가 자영업자에 대한 피해 지원책도 상대적으로 과감하게, 대폭 추진할 수 있는 배경도 같다. 직접 지원해야할 자영업자 인원 비중이 전체 경제 규모에 비해 적어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가 내려지면 필수 시설 외에 모든 업장의 영업이 정지된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중하지만 자영업자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경제 피해나 소상공인 반발 등을 감안하면 정부로선 쉽사리 3단계 격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당장은 고용 충격을 줄이는 버퍼 역할이라는 순기능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기업이 만드는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많았다. 규제를 풀고 기업 투자를 활성화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자거나 음식·숙박업 위주의 서비스업을 외국처럼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선진화하자는 노력을 제대로 했다면 적어도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코로나19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영업 공화국’ 한국의 민낯이 제대로 드러났다.
조현숙 경제정책팀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