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H-6 전략폭격기 등 중국 군용기 4대와 Tu-95 전략폭격기,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러시아 군용기 15대가 한때 KADIZ에 진입했다. 수호이 계열 전투기들도 다수 출현했다. 단,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한다.
중·러 무더기 진입은 17개월 만
7시간 들락날락하며 연합훈련
양국 군용기가 KADIZ에서 모두 빠져나간 것은 이날 오후 3시20분쯤이다. 합참은 “KADIZ 진입 이전부터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적인 상황에 대비했다”며 “이번 상황은 중·러의 연합훈련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센터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전부터 ‘미국이 다시 세계 질서를 이끌겠다’고 강조한 데 대해 중·러 양국이 끌려가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보인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말기 양국에 대한 압박이 더 강해진 것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해가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군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중국은 150여 회, 러시아는 30여 회나 들어왔다.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려면 사전에 알리는 게 국제관례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는 이런 조치 없이 무단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관련, 합참은 “이번에 중국 군용기는 KADIZ를 진입하기 전, 한·중 직통망을 통해 통상적인 훈련이라는 정보를 보냈다”며 “러시아와는 비행정보 교환을 위한 직통망 구축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이날 각각의 채널을 통해 중·러 양국에 유감을 표명하고 유사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