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스타필드하남에서 가평 북한강변의 한 카페까지 편도 47㎞ 구간을 시승했다. 비슷한 차체 크기의 포르쉐 마칸처럼 디자인이 빼어나다고 해서 GV70에는 ‘조선 마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비행기 날개의 유선형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인테리어 역시 ‘고급감’이 풍부했다. 특히 벨벳 버건디(자주색 계열)의 대시보드와 슬레이트 그레이(짙은 회색)를 입힌 문손잡이 부분은 수입차와 비교해도 우월해 보였다.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 '고급감'
[타봤습니다]
급커브가 많고 산을 넘어가는 지방도로 구간에서도 차가 쏠리지 않고 안정적이었다. 특히 어느 한 쪽으로 돌면 좌석의 반대쪽 가장자리가 살짝 접히며 운전자를 감싸주는 ‘에르고(ergo) 모션 시트’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코너링 때 운전자 감싸주는 '에르고 시트'
14.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직관적이고, 차로를 변경할 때 대각선 뒤쪽의 상황이 계기판 후측방 모니터에 떠 도움이 된다. 이밖에 전방·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유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요즘 신차에 적용하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빠짐없이 들어있다. 미세먼지 센서와 마이크로 에어필터 등을 활용한 공기청정 시스템도 안심이 됐다. 다만 카카오 기반의 음성인식 시스템은 여전히 말을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았다.
싼타페·쏘렌토보다 차 길이 짧아
지난 8일 GV70 최초 공개 행사 때 제네시스 측은 이 차가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든 즐길 수 있는 차’라고 소개했다. 30~40대 혼자 또는 둘이서 여행하는 영 프로페셔널에 어울리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최근 아이가 있는 가족을 중심으로 넓은 차내 공간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그 관점에선 GV70 내부는 다소 협소하게 느껴진다. 뒷좌석에 앉으면 앞 좌석 머리 받침이 너무 가까이 있는 느낌이다. GV70의 전장은 투싼보다 길지만, 싼타페·쏘렌토보다 짧다. 유려한 디자인을 살리다 보니 전고는 투싼보다도 낮다.
풀옵션 장착하면 7000만원 훌쩍
GV70은 엔트리 트림인 가솔린 2.5 터보 모델이 4880만원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최상위 트림인 가솔린 3.5 터보 모델에 풀옵션을 장착하면 7000만원대에 달하는데 요즘 수입차 라인업과 비교했을 때 가격 경쟁력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