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14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은 북한의 결핵약이 바닥나기 직전이라고 경고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북한은 외부 세계와 철저히 단절한 이후 아직까지 단 한 건의 코로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이로 인해 결핵이 급속히 퍼져나가는 또 다른 공중보건 분야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결핵약, 북한 못가고 인도 컨테이너 박스서 발 묶여
이로 인해 구호 단체들이 결핵 치료제를 준비해놓고도 북한에 보내지 못한채 쌓아두고 있다. 한 단체가 마련한 40만 달러 상당의 결핵 치료제는 인도의 한 컨테이너에 선적된 뒤 발이 묶였다. 이 약의 유효기간은 2022년이다.
그간 국제기구들은 북한 내에 결핵과 말라리아 치료제를 공급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유니세프 방콕사무소의 시마 이슬람 대변인은 지난 6월 북한에 결핵 BCG백신 91만8000개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신생아 30만명 이상이 매년 BCG 백신을 맞고 있다. 또 인도는 지난 6월 평양으로 100만 달러 상당의 결핵 치료제를 공급했다. 하지만 현재 북한 내에 치료제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조차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의 고갈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전문가 "결핵 전염 상황, 이전보다 훨씬 심각" 우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의 다제 내성(MDR) 결핵균 치료제가 이미 바닥났을 것으로 전망한다. MDR 결핵은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어, 치료하려면 여러 약물을 혼합해 접종해야 한다. 이 약물 중 한 두가지만 부족해도 약효가 떨어진다.
비영리 단체인 유진벨재단은 지난해까지 매년 북한에서 발생하는 MDR 환자의 10~15%를 치료할 약물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유진벨재단 역시 북한을 1년 넘게 방문하지 못한 상태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