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신문 “北, 러에서 코로나 백신 구매"…국경 봉쇄 한계 달했나

중앙일보

입력 2020.12.15 11:17

수정 2020.12.15 21:58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사들였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9월 5일 북한 양강도의 압록강변에서 인민군 병사가 총을 맨 채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교도통신=연합뉴스]

 
15일 아사히신문은 한국 '정보 관계자'와 북·중 무역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한 러시아로부터 백신을 사들였다”며 “얼마나 구매했는지 양은 명확하지 않지만, 노동당 간부와 당국자에게 접종을 시작했다는 정보도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신문이 인용한 정보 관계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접종 여부에 대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여서 접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아사히신문 "러시아 백신, 중국 체온계 사들여"

아사히신문은 또 북한이 중국으로부터는 적외선 체온계를 구매해 이를 평안북도 신의주와 함경남도 혜산과 같은 북·중 접경지역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백신 수입이 사실이라면 코로나19 이후 강력한 국경 봉쇄에 들어간 북한 당국이 경제난 타개를 위한 활로 모색에 들어간 징후로 해석된다. 북한은 올해 초 코로나19 국면이 시작된 이후 줄곧 강력한 봉쇄 정책을 사실상 유일한 방역 대책으로 삼고 있는 상태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최근에도 여전히 접경지역에서 밀수입 시도 월경자를 향해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전국 각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 방역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노동신문=뉴스1]

 
교역의 약 98%를 중국에 의존하는 북한 입장에선 북·중 교류의 전면 차단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밀수도 줄어들어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설탕과 식용유 등의 가격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210배가 뛰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 매체는 또 북한 경제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 역시 방역과 경제활동 재개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백신과 체온계를 사들이면서 무역 재개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러시아 측은 이와 관련, 북한과 거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스푸트니크V 백신을 지원하는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관계자는 이날 오후 타스통신에 "북한 인사가 펀드에 스푸트니크V 백신 구매와 관련해 연락해온 적이 없으며 어떤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